UAE 원전수출

<日대지진> 세계각국 원전정책 재점검

CKwon 2011. 3. 15. 13:26

 

 

<日대지진>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2호기 (도쿄 교도=연합뉴스) 15일 오전 8시께 후쿠시마 원전 2호기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일본 교도통신, NHK 방송이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2008년 10월 촬영한 일본 후쿠시마현 오쿠마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 2호기. 2011.3.15 zjin@yna.co.kr


'원전 르네상스 타격'.."위험 크지않다" 주장도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 화석연료와 신재생에너지를 연결하는 대안으로 떠올랐던 원자력 발전이 일본 대지진에 따른 방사선 누출 우려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세계 각국은 최고 수준의 안전 기준을 갖춘 일본의 원전이 극도의 위험에 처하는 상황에 이르자 기존 원전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추가 건설에 대한 재검토에 돌입하는 등 원전 정책 전반에 대한 방향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재앙적 수준의 방사선 누출은 없을 것이며, 안전 점검 강화를 통해 원자력의 안전하고 평화적인 이용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 원전정책 '일단 보류' = 독일은 14일 원자력발전소의 가동시한을 연장하는 계획을 3개월간 유보한다고 발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에서 발생한 일은 완전히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됐던 위험도 실제로는 전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면서 "높은 안전 기준과 규범을 갖춘 일본 같은 고도의 선진국이 지진과 쓰나미에 따른 원전의 피해를 막을 수 없다면 전 세계도 마찬가지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도 이날 낡은 원자력 발전소를 새 원전으로 교체하려던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위스 연방 에너지청은 "안전 기준에 대한 신중한 재검토가 이뤄지고 새로운 기준이 채택될 때까지 원자력 발전소를 신형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전력 사업 당국의 요청에 관한 일체의 심사 절차를 보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유럽연합(EU)은 15일 역내 원전의 안전성을 점검하기 위한 장관급 회의를 열 계획이다.

EU 집행위원회는 귄터 외팅거(독일) 에너지정책 담당 집행위원이 27개 회원국 관련 부처 장관과 원자력 안전 전문가, 원전 가동사 관계자 등을 브뤼셀로 초청, 긴급 현안 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논란.우려.점검 잇따라 = 미국의 조 리버맨 상원의원은 지난 13일 CBS의 일요시사 프로그램에 출연, "일본 원전 사고 결과가 최종적으로 규명될 때까지는 미 행정부의 신규 원전건설 허용을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해 초 30년 만에 처음으로 조지아주 버크 카운티에 건설되는 새 원전에 대한 83억달러의 대출보증지원을 약속하며 원자력 에너지 개발에 시동을 걸고 있던 차였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중국도 본토에서 이미 가동 중인 13기의 원전에 27기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사고로 계획을 재검토하게 됐다.

인도에서도 일본에서 방사능 누출 사고 이후 20기에 달하는 자국 원자로의 안전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국영 인도핵발전공사(NPCIL)는 모든 원자로에 대한 철저한 안전성 검사가 예고했다.

대만도 일본 원전의 방사능 누출 파장 때문에 향후 원자력 발전을 줄이고 대체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국영 대만발전공사의 중역이 14일 밝혔다.

<日대지진>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 폭발 (서울=연합뉴스) 일본 동북부 지방에 발생한 사상 초유의 지진으로 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14일 오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3호기가 폭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제1원자력발전소 3호기가 수소폭발을 일으켰으나 원전의 격납용기는 안전한 상태라고 밝혔다. 2011.3.14 << NHK 촬영 >> photo@yna.co.kr


지중해 연안 두 곳에 원전을 지을 계획인 터키는 과거 대지진을 겪은 경험을 들며 원전 건설에 반대하는 여론이 확산하자 악쿠유 원전을 건설하는 러시아 측에 안전조치를 강화해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위험 과장됐다" =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술 발전으로 원전이 과거처럼 위험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주요 원전 수출국인 러시아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 후 원전 건설이 세계적으로 침체기를 맞았던 것을 의식한 듯 위험이 과장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러시아 원자력 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 원전이 핵폭발을 일으킬 위험은 없다"며 "러시아인들도 절대적으로 안전한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현재 외국에서 건설 중에 있는 5기를 포함, 모두 30기의 원전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세계보건기구(WHO)는 14일 일본 원자력 발전소에서 유출된 방사능이 일반 대중의 건강에 미치는 위험도는 최소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레고리 하르틀 WHO 대변인은 "현재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의 방사능 유출 수준에 따르자면 보건상의 위험은 최소 수준"이라며 "누군가 방사능에 노출됐다 하더라도 큰 위험은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고 AFP가 전했다.

앞서 유엔 방사능 영향 과학위원회(UNSCEAR) 책임자 맬컴 크릭도 지난 13일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 발전소의 원전 폭발사고는 "체르노빌 사고와는 다르다"며 인체에 미칠 위험 수준이 상당히 낮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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