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 1원자력 발전소 2호기와 4호기의 연쇄 폭발로 방사성 물질이 다량 유출돼 원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수도 도쿄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평소의 20배 가량 높게 측정돼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 2, 4호기 수소폭발로 방사능 다량 유출…5, 6호기도 위험
15일 오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와 4호기에서 연쇄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1호기, 3호기를 잇는 세번째, 네번째 폭발이다.
문제는 이날 폭발에서 방사성 물질이 다량 유출됐다는 점이다.
에다노 일본 관방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20분 기준으로 3호기 부근에서 시간 당 400밀리 시버트, 4호기 주변에서 100밀리 시버트, 2호기와 3호기 사이에서 30밀리 시버트 등의 매우 높은 방사선 양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400 밀리 시버트 수준의 방사선은 일상 생활에서 1년치 쐬는 방사선의 400배에 달하는 수치로, 10시간 노출되면 피폭된 사람의 절반은 한 달 내 숨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본 정부는 원전 반경 20km 이내 주민들을 전원 대피시키고 20km~30km 이내에 옥내 대피령을 추가로 발령하는 한편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요오드제 23만병을 원전 인근 지역에 배포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수치가 점차 내려간데다 3호기 부근에 계측된 400밀리 시버트는 건물 붕괴에 따라 생긴 기왓조각과 돌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어 일본 정부는 방사성 물질이 지속적으로 나올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편, 원전 5,6호기도 냉각기 동력 이상으로 온도가 서서히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추가 폭발도 우려되고 있다.
에다노 관방장관은 오후 브리핑에서 "원전 5,6호기의 온도가 냉각기 동력 이상으로 서서히 올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며 "4호기와 같이 수소 폭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도쿄까지 날아들어, 공포감 확산
이처럼 다량 유출된 방사성 물질은 바람을 타고 수도인 도쿄까지 날아들었다.
도쿄측은 이날 도내에 요오드와 세슘이 검출되는 등 평상시의 20배에 달하는 0.809 마이크로시버트의 방사능이 관측됐다고 발표했다.
도쿄 인근 사이타마(埼玉)현에서도 이날 정상치의 최대 40배에 달하는 방사선 양이, 가나가와(神奈川)현에서도 일시적으로 최대 9배에 달하는 방사선 양이 측정됐다.
이와 함께 후쿠시마에서 90km 떨어진 이바라키(茨城)현에서도 평상시보다 100배 높은 5.575 마이크시베르트의 방사성 물질 검출돼 방사능 공포가 일본 전역으로 번졌다.
일본 지자체들은 이번에 계측된 시간당 방사선 양은 연간 허용되는 수준의 100분의 1 이하로 즉시 건강에 영향을 주는 수치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침착하게 대응하던 일본 시민들도 점차 현실화되는 원전 공포에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었다.
야후 재팬 등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피폭 공포에 사로잡힌 시민들이 우려의 글을 쏟아냈고, 도쿄 등 대도시 일부 주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을 삼가기도 했다.
게다가 "구강 청정제나 소독제를 먹으면 방사능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앞으로 내리는 비를 맞으면 피폭된다"는 식의 각종 유언비어가 메일과 문자 메시지를 통해 퍼지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을 부채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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