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LCD 업계가 ‘서바이벌 게임’에 돌입한 형국이다.
한국과 대만의 설비경쟁에 따른 공급과잉 현상으로 패널 값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LG필립스LCD가 2·4분기 사상
최대 적자를 낸 데 이어 14일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 때도 영업이익률이 ‘반토막’ 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세계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한·대만 LCD 업계가 생존을 담보로 한 버티기 경쟁에 돌입한 것이다.
◇우울한 성적표=세계 LCD TV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에도 패널 업체는 전례없이 고전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LG필립스가 올 2·4분기 5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서며
3천7백20억원의 분기별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것은 LCD 업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판매량이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적자는 더 쌓이는
출혈경쟁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14일 실적발표가 예정된 삼성전자도 1·4분기 4%대였던 영업이익률이 이번엔 2%대로 반토막 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음주 2·4분기 실적발표가 예정된 대만업체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 업체가 극약처방으로
감산 대열에 동참했지만 사정은 별로 나아진 게 없다. 삼성전자도 가격이 계속 떨어지자 전방위 원가절감에 들어갔다. 기술자들을 모두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을 위해 공정라인으로 배치한 상태다. 최근 협력업체에 LCD 부품 단가 인하를 요구했다가 공정위에 적발된 것도 원가절감의 후유증이라는
것.
◇거듭되는악순환=최근 LCD 패널값 폭락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2004~2005년에 걸쳐
한국과 대만업체들이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며 대대적인 설비증설 경쟁에 나선 후유증이라는 것.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2%
수준이었던 LCD 패널 공급초과율이 올해는 4% 수준으로 높아진 데 이어 2·4분기에는 5%로 치솟았다. LG필립스의 재고물량만 1조원에 달할
정도라고 한다.
공급과잉이 패널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악순환도 문제다. 32인치 TV용 LCD 패널의 평균 판매가격은 올해 초
552달러에서 6월말 438달러로 6개월새 20.1%가 떨어졌다. 17인치 모니터는 같은 기간 148달러에서 102달러로 31%나 하락했다.
여기에다 환율하락과 국제 원자재 값 인상 여파가 겹치면서 업계의 수익성은 더 악화되고 있다.
◇누가 더 오래 버티나=만성적인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는 한 누가 현 상황에서 더 오래 버티느냐에 달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와 경쟁하는 대만은 사정이 더 다급하다. 2개
업체로 정리된 한국과 달리 대만은 5~6개 업체가 난립하고 있다. 세계 3위인 대만 AUO가 올 10월 QDI를 흡수합병키로 한 상태다. 이에
따라 세계 LCD 패널 시장은 LPL, 삼성전자, AUO의 3강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여기에 대만 CPT, 한스타 등도 세계 4위인 CMO에
의해 인수합병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CPT가 CMO에 매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적자 폭이
커져도 끝까지 버티는 몇몇 업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며 “대만업체들이 M&A를 통해 재편되는 시기에 따라 패널값 하락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주현기자 amic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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