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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한국’ 미래에 빛을 쏘다

CKwon 2006. 4. 28. 17:37

LG필립스LCD 파주공장 준공
세계 최대 규모… 대만·일본 따돌리고 도약 토대 마련

 

LG필립스LCD가 2004년 착공한 파주 7세대 LCD(액정화면) 공장이 27일 준공됐다. 건설비만 5조2970억원이 들어간 대역사(大役事)다. 하지만 7세대 공장 준공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는 게 LG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와 벌이는 세계 1·2위 다툼에서 앞서기 위해 또다시 8세대 생산라인을 짓고 있다. 7세대 공장은 2012년 완공 예정인 파주 LCD 클러스터(집적단지) 140여만평의 핵심시설. 공장 준공식과 함께 폐수종말처리장·기숙사·사무동도 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공장 준공에 따라 국내 LCD 생산량이 크게 증가, LCD TV 가격은 계속 떨어질 전망이다. 일반 소비자가 더 싼 가격에 LCD TV를 구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LCD 강국 굳히기 나선다

7세대 공장은 가로 205m, 세로 213m로 1개층 면적만 축구장 6개에 달한다. 연면적 9만3000여평. 현재까지 조성된 세계 최대 규모 LCD 공장이다.

LG필립스LCD는 이 공장에서 42인치·47인치 LCD 패널(반제품 상태의 화면 부품)을 집중 생산할 계획이다. 7세대 공장은 준공식에 앞서 이미 지난 1월 가동을 시작했었다. 회사는 연말까지 패널 생산량(42인치 기준)을 월 72만장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특히 이번 공장 준공은 한국 LCD 산업이 대만·일본을 따돌리고 다시 도약하는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파주 공장은 지난 1월 가동에 들어간 충남 탕정의 삼성전자 7세대 공장과 함께 쌍두마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측은 현재 7세대 공장 옆에 8세대 공장 골조 공사를 진행 중이다. 배후 산업단지에 협력업체 60여개를 유치하고 5만평 규모의 연구개발(R&D)센터도 조성할 예정이다. 구본준(具本俊) 부회장은 “7세대 공장이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시설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지속적 투자와 R&D를 통해 파주를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의 중심지로 가꾸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주는 민·관 협조의 전범”

파주 LCD 클러스터는 기업과 중앙·지방 정부의 유기적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LG필립스LCD가 경기도와 공장 건설 협의에 나선 것은 2002년. 경기도에 “100억달러(약 10조원)를 투자해 지을 공장 부지가 있느냐”고 문의하자, 경기도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공장 유치 작전에 나섰다. 중국 난징(南京)을 유력 후보지로 검토하던 회사는 결국 비무장지대(DMZ)와 불과 10㎞ 떨어져 있는 파주를 택했다.

경기도는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 산업자원부·환경부 등 중앙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며 기본계획 수립, 산업단지 지정 신청·승인 등의 절차를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투자의향서(MOU)가 체결된 지 불과 5개월 후인 2003년 7월 ‘파주 LCD 산업단지’ 지정이 확정됐다. 손 지사는 이날 “파주 LCD 단지는 기업하기 좋고 일자리가 많아, 대한민국을 미래 산업 강국으로 이끄는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노무현 대통령, 손학규 경기도 지사,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구본무 LG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구본준 LG필립스LCD 부회장 등 정·재계 인사 1000여명이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축사(祝辭)에서 손 지사에게 “그렇게 떼를 쓰시더니 이제 만족하십니까”라는 농담성 인사를 던졌다.


 

[키워드] 7세대 LCD 공장 LCD(액정화면)는 반도체 소자를 이용한 얇은 화면 장치를 말한다. LCD를 제작하는 공장은 LCD를 만들 수 있는 유리 기판(基板)의 크기로 구분한다. 한 세대가 올라갈수록 기판은 물론, 공장 규모가 커진다. 이번에 준공한 7세대 공장에서는 가로 1950㎜, 세로 2250㎜ 크기의 LCD 기판을 이용한다. 이는 6세대(1500×1800㎜)보다 약 1.6배 큰 것이다. 7세대 기판 하나를 잘라서 42인치 LCD TV에 쓰이는 LCD 8개를 생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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