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 실력만큼 농구 실력도 괜찮다는 걸 보여드릴게요."
아직은 서툰 한국말이지만 의지는 강했다.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 '핫 아이콘'으로 떠오른 춘천 우리은행의 김소니아(20) 이야기다.
김소니아는 지난 5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비욘세의 '싱글 레이디'에 맞춰 섹시 댄스를 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다음날까지 포털 사이트에서 김소니아의 이름이 인기 검색어 1위에 올라있었다.
김소니아는 "평소 비욘세를 좋아해 춤도 잘 알고 있었다.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아 올스타전 앞두고 1시간 정도 체육관에서 연습했다. 주변 반응이 생각보다 뜨거워 조금 놀랐지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소니아는 한국인 아버지와 루마니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특히 김소니아가 과거 모델로 활동했다는 것과 5개국어(한국어·영어·루마니아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를 구사한다는 사실이 새삼 화제가 됐다. 김소니아는 "루마니아에서 취미로 모델 활동을 했다. 런웨이 모델은 아니고 잡지 화보촬영을 했다. 이국적인 외모를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김소니아는 루마니아에 살 때 프랑스어를 제2외국어로 배웠고, 이탈리아에 사는 이모 덕에 이탈리아어도 그럭저럭 알아듣는 수준이 됐다.
한국어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지난 2012년 10월 우리은행에 입단한 김소니아는 이젠 고사성어나 전문 용어 같은 어려운 단어를 제외하면 알아듣는데 큰 지장이 없다. 기자와 인터뷰 때도 막히는 단어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국어로 답했다. 김소니아는 "시간 날 때마다 통역에게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비슷한 또래 동료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는 대신 모르는 한국어를 물어보며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했다.
이젠 농구로 이름을 떨쳐야 할 때다. 김소니아는 "어머니가 '춤보다 농구를 잘 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하시더라. 어머니는 내가 춤 실력만큼 농구도 잘 한다는 걸 알고 있는데 그걸 보이지 못해 아쉬워 하신다"며 "남은 시즌 출전 기회를 얻는다면 팀 플레이에 충실하고 공격적인 모습으로 이름을 날리고 싶다"고 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김소니아는 개인기는 뛰어나지만 아직 한국 농구를 익히는 중"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김소니아를 키워야 할 입장이다. 앞으로 차츰 출전 시간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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