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식 경북 경주시장은 14일 국책사업과 관련해 "정부와 관련 기관이 대화와 소통을 통해 시민들을 설득하는 탄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시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방폐장 건설 및 방폐물 반입,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문제에 대해 "정부가 국제적인 공인기관의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이 결과를 통해 시민과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줘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의 도심권 이전과 관련해서는 "시장과 시의회, 시민 대다수가 의사표명을 했으면 한수원이 시간을 끌지 말고 결단을 해야 하는데 너무나 무성의하다"며 소극적인 한수원과 정부 측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다음은 최 시장과의 일문일답.
--방폐장의 연약 암반에 따른 안전성 논란에 이어 방폐물 반입 반대까지 문제가 끊이지 않는데.
▲경주시민들이 압도적인 찬성률로 방폐장을 유치하고 정부는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약속했는데 유치지역 지원사업비의 국비 지원율이 26%밖에 안된다.
시민들이 그동안 참고 기다려왔는데 일본 원전 사고이후 원전과 방폐장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신공항이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에 실패하고 보니 지역민심이 그대로 표출된 것이다.
게다가 방폐장에 방폐물까지 들어오는데 지원사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니 시민들이 분노하게 됐다.
--그렇다면 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나.
▲방폐장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려면 국제적인 공인기관이 안전점검을 확실하게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시민을 설득해야 하며 그것이 시민에 대한 도리이고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는 것이다.
유치지역 지원사업에 대한 국비지원 비율이 방폐장 공정률에 상응하는 수준에 이를 때까지 방폐장 공사는 중단돼야 한다.
우선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유치지역 지원위원회를 열어 몇개년 계획을 세워 지원하겠다는 확실한 성의를 보여야 하고 말이 아닌 실천이 중요하다. 수많은 약속을 해놓고 이행된 것이 없는데 시민들이 그동안 많이 참았다.
--일본 원전사고로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반대 여론이 높은데.
▲이 문제 또한 방폐장과 마찬가지로 국제적인 공인기관이 참여하는 조사를 통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를 시민들에게 확신시켜줘야 한다.
또 원전을 1기 새로 건설하는 것보다 수명연장을 통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와 한수원이 불안해하는 시민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시하면서 소통하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수원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자세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
--한수원 본사를 도심권으로 옮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시장과 시의회가 도심권으로 이전하겠다고 의사표명을 했으면 한수원이 따라줘야 하는데 왜 그냥 있는지 모르겠다.
단체장이 상황을 설명하면 그것을 경청하고 행정 책임자를 믿어야하는데 왜 반대하는 소수 시민을 믿나.
다수의 시민들이 상경해 도심권 이전을 요구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저는 시장직을 걸었고 단식까지 했다. 더이상 할 것이 없다.
지금 시장 자리를 내놓는다면 다시 원래대로 되돌아가버릴 것이니 시장직을 내놓을 수도 없다.
--정부와 한수원 태도에 변화가 없나.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직 아무런 반응이 없다. 경주시장이 장항리에 본사를 못짓는다고 했으면 다른 곳에 건립해야 한다.
한수원은 자신들이 결정권자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한수원이 어디에 짓겠다고 하면 최종 허가나 결정은 시장이 한다. 장항리는 안된다고 분명히 했다.
양북 주민들이 방폐장과 원전 사업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만 생각하는데 도심이전을 지지하는 대다수 경주시민들도 반대할 수 있다는 것을 왜 인식하지 못하는지 실망이다.
--앞으로 경주를 어떤 도시로 만들 계획인가.
▲경주는 역사도시로만 가서는 안된다. 공연과 예술 등 새로운 문화가 창조돼야 하며 과거 도시가 아니라 미래가 보이는 도시가 돼야 한다.
예술인촌과 장수촌을 조성하고 가족이나 직장에서의 단절을 치유하는 곳으로 만들어 모든 측면에서 손상된 관계가 회복되는 행복한 도시로 육성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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