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orrows

목디스크, 가벼운 두통에서 시작된다

CKwon 2009. 12. 4. 01:12

업무상 책상을 떠나지 못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퇴근 전까지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마음 놓고 자리를 뜨는 시간은 30분의 식사시간이 고작이다. 그런 A씨는 한 달 전부터 찾아온 두통 때문에 진통제를 달고 지낸다.

50대 주부 L씨는 며칠 전 팔과 손에 힘이 빠져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뇌졸중이 의심된다며 뇌검사를 권했다.

검사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것으로 나왔지만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돌아가셨기에 막연한 불안감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알 수 없는 두통에 시달리는 직장인 A씨와 팔과 손에 힘이 빠지는 주부 L씨는 모두 목디스크 초기 증세를 보이고 있다.

목과 팔의 근육통과 손 저림 증세가 목디스크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초기 목디스크 증세는 목과는 상관없이 두통과 손에 힘 빠짐 증세처럼 뇌기능 저하의 문제로 읽힐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인 목디스크의 대표적인 증상은 어깨와 팔, 손가락이 끝까지 저리고 아프다. 디스크로 척수가 눌릴 경우 손에 감각이 둔해지는 경미한 경상도 있지만 심해지면 팔에 힘이 빠져 잡은 물건을 놓치기 쉽다.

그러나 목 부위 디스크가 뇌로 올라가는 신경을 압박하게 되면 두통이나 손과 팔에 힘 빠짐 증세와 같이 뇌질환의 의심증세가 나타난다. 때로는 현기증이나 귀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증세도 나타난다.

나누리병원 임재현 의무원장은 "목 부위 디스크로 인해 신경줄기들이 자극받게 되면 초기에는 뒷목과 어깨가 뻐근하거나 두통이 발생할 수 있으며 팔이나 손에 힘이 빠지는 등의 감각이상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또한 "원인이 목디스크임에도 불구하고 손과 팔에 힘이 빠지는 경우 뇌졸중으로 오인해 뇌 검사를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증상은 계속되지만 원인을 모른 채 가벼운 목디스크를 키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목디스크 환자들 중에는 목이 아프지 않고 신경과민과 같은 정신과적 증상을 동반해 신경과적 치료를 받는가 하면 어깨와 팔이 차고 저린 증상으로 인해 혈액순환장애로 진단을 받기도 한다.

평상시에는 별 문제 없다가도 신경을 많이 쓰면 통증이 유발되다 보니 과로에서 오는 근육통 정도로 착각하기 쉽다.

때문에 목, 어깨, 손가락, 등, 가슴 등이 불편하고 통증이 장기간 동반된다면 디스크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원래 디스크는 마디별로 떨어져 있는 척추뼈를 유연하게 함으로써 우리 몸이 자유로이 활동할 수 있도록 한다.

목디스크는 목을 이루는 경추, 즉 7개의 척추뼈 사이에 디스크가 척추관 사이를 통과하는 신경을 자극해 발생되는 질환이다.

또한 디스크에 상처가 나거나 만성적인 변화로 목뼈가 자랄 때에도 목디스크가 올 수 있다. 그외에도 목뼈를 둘러싼 인대가 두꺼워지거나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사이의 구멍이 좁아져 생기기도 한다.

목디스크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치료는 의외로 간단하다. 일단 목디스크로 진단되더라도 90% 정도가 물리치료나 약물과 주사치료 등의 비수술적 요법으로 회복이 가능하다. 통상적으로 목디스크 환자의 10~20% 정도가 수술을 요한다.

대부분 목디스크의 진행 상황에 따라 수술을 선택하기 때문에 수술에 대한 비중은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 때문에 목디스크에 대한 막연한 공포로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청담우리들병원 심찬식 원장은 "신경마비 증세가 심해지고 나서야 수술을 선택하는 경우는 수술에 대한 위험도가 높고 수술회복도 느릴 수 있으나 조기에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기만 한다면 보다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목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좌식생활을 하는 사무직의 직장인들은 컴퓨터 모니터와 눈높이를 맞춰 사용함으로써 목이 굽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로써 귀와 어깨가 일직선이 되도록 한다.

특히 좌식 생활이 목근육의 경직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목근육을 풀어줄 수 있는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적어도 40분이나 한 시간 정도 일정 시간마다 근육을 풀어주는 운동은 잊지 말아야 한다.

목을 돌리거나 운동을 시작할 땐 갑자기 근육을 움직이기보다는 서서히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평소 엎드려 책을 보거나 높은 베개를 사용하는 습관은 목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자세인 만큼 반드시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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