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안중근 의사 숭모회를 설립하고 초대 이사장을 지낸 윤치영은 골수 친일파다. 민족문제연구소는 < 청산하지 못한 역사 > 에서 윤치영을 '외세와 독재 권력에 아부하여 잘 먹고 잘 산 자의 표본이다'라고 규정했다. 윤치영의 집안은 대표적인 친일파 가문으로 가장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안 의사 집안과는 상반된 길을 걸었다.
↑ 2003년 안중근의사숭모회 주최로 열린 안중근 의사 의거 제 94주년 기념식.
숭모회 이사장을 맡았던 이은상·백두진 등도 친일 경력이 구설에 올랐다. 이후 숭모회 이사장을 맡은 이들도 안 의사의 정신에 부합한다기보다는 권력의 양지만을 좇은 사람이 대다수다. 기자가 친일파들이 숭모회를 만들고 운용했다고 하자, 숭모회 한 관계자는 "안 의사는 이념가가 아니라 평화주의자다. 안 의사가 숭모회 분들의 친일에 대해 이해해주실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이사장은 안응모 한나라당 국책자문위원장이 맡고 있다. 안 이사장은 지난 1991년 '강경대군 구타 치사사건'이 발생했을 때 당시 경찰을 지휘하는 내무장관을 지내다 경질됐다. 1989년 안기부 차장으로 있으면서 조선대생 이철규씨 사망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안 이사장은 보수·우익 단체 '자유시민연대'의 공동의장을 지냈다. 자유시민연대는 '일제 식민 지배는 축복이다'라는 망언을 한 한승조 전 고려대 교수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단체다.
안중근 기념관 건립에 뉴라이트도 나섰다. 지난 8월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지은 지 39년된 현재의 안 의사 기념관은 낡고좁아 관람객 30여 명도 들어가기 힘든 형편이다"라며 성금 모금을 호소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를 지낸 유석춘 연세대 교수(한나라당 참정치운동본부 공동본부장)은 2006년 한 좌담회에서 "극우는 테러하는 안중근 같은 사람이지 난 연필 하나도 못 던진다"라며 안 의사를 비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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