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여 만에 투자 평가 수익 30%” 고수익 펀드 수익률도, 특정 종목의 주가수익률도 아니다. 지난달 7조6000억원이 넘는 시중 자금이 몰렸던 미래에셋증권 전환사채(CB·Convertible Bond)의 투자 수익이다. 당시 개인과 기관의 청약경쟁률은 30대1에 육박했었다. CB가 뭐기에 CB투자에 이렇게 열광하는 걸까.
◆기간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 시장 안 좋아도 ‘원금+이자’
CB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을 뜻한다. 주가가 회사 측이 제시한 전환가격보다 높으면 주식으로 바꿔 시장에 내다 팔 수 있고, 주가가 급락할 경우엔 그대로 만기까지 사채로 가져가 이자를 챙길 수 있다.
CB에는 만기일·전환가격 등 일정 조건이 붙어 있다. 예컨대, 미래에셋증권 CB의 발행 조건은 ▲주식전환시기 12월 1일 이후 ▲전환가격 13만원 ▲만기일 2012년 11월 1일 ▲만기이자율 연 복리 4%였다.
즉, 미래에셋 CB 투자자들은 다음 달 1일부터 13만원의 가격으로 이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13일 현재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17만원. 만약 다음 달까지 이 가격이 유지돼 주식으로 전환, 매도한다면 4만원(30%)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매도하지 않고 주식으로 전환한 후 연말 배당 수익을 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주가가 13만원 아래로 떨어진다면? 주가가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2012년 11월 1일 만기 때까지 채권을 보유해 연 복리 4% 금리, 총 21.7%의 이자를 얻는 방법이 있다. 주식투자는 주가가 떨어지면 원금이 날아가지만, CB는 주가가 떨어져도 만기까지 이자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원금+이자’를 챙길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채권 투자만으로 본다면 수익이 그리 높지 않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5.5% 수준임을 감안하면 4% 금리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CB투자는 어떻게
CB투자는 공모주 청약처럼 주간 증권사를 통해 청약하는 방법과 이미 발행돼 거래소에 상장된 CB를 사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
CB발행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fss.or.kr)에 접속해 수시공시→주요 경영사항신고→재무구조변경 관련을 클릭하면 기업별 CB발행규모·전환가격 등의 정보를 상세히 얻을 수 있다. 현재 코스닥기업인 온타임텍(14일)·여리인터내셔널(15일)·퓨쳐비젼(20일), 유가증권시장의 국동(21일) 등이 이달 CB청약을 앞두고 있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CB는 주식 거래처럼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ARS, 또는 증권사 지점을 방문해서 매매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 CB의 경우 청약 당시 1만원 하던 CB가격이 1만2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만약 130만원을 투자한 투자자라면 당장 CB매매를 통해 26%(33만8000원)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다음 달까지 기다려 주식으로 전환한다면, 미래에셋증권 주식 10주(전환가격 13만원)를 받아 시장에서 팔아 수익을 낼 수 있다. 물론 수익이 나려면 당시 미래에셋 주가가 이보다 높아야 한다.
◆부도 위험 살펴라… 신용등급 BBB- 이상 되는지 확인
전환 가격과 현재 주가를 비교해 전환가격이 현재 주가보다 높다면 CB를 투자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퓨쳐비젼 CB 전환 예정가격은 7196원으로 현재 주가(5610원대)보다 높아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미래에셋증권 CB처럼 고수익 CB는 드물다.
주식전환에 따른 시차 위험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전환사채는 주식전환청구가 들어오면 유상증자처럼 주식 발행, 예탁원 입고, 주식상장절차 등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는 신주(新株)발행 절차를 거쳐야 한다. 동양종금증권 이성호 연구원은 “주식전환절차가 빠르면 일주일, 늦으면 한 달가량 걸리기 때문에 현재의 매매차익을 고스란히 챙길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고 밝혔다. 즉, 오늘 해당 종목의 주가가 전환가격보다 높아 시세차익을 노리고 주식전환을 결정해도 며칠 후 실제 전환된 주식을 받는 날에는 주가가 전환가격을 밑돌 수도 있다는 얘기다.
CB의 가장 큰 위험은 뭐니뭐니해도 부도 가능성이다. 이성호 연구원은 “신용등급이 BBB-이상인 투자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정도 기업이면 주식으로 사도 괜찮겠다” 싶은 CB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CB
‘Convertible Bond’의 약자로 일정기간 내에 미리 정해진 조건에 따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회사채를 뜻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삼성그룹 등 일부 재벌계열사들이 CB를 이용해 편법으로 지분 승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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