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orrows

아기 가졌어도 1.5인분 이상은 참으세요

CKwon 2007. 8. 4. 20:11

 

커피를 사랑하는 당신, 안심하라. 임신 중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를 200mL 잔으로 하루 1~2잔 마시는 것은 임신에 해롭지 않다. 그렇다고 3잔 이상 마시면 곤란하다. 허브 차도 마찬가지. 미국의 저명한 산부인과 의사·연구자·영양 전문가 등이 모여서 만든 단체 ‘마치 오브 다임스’(The March of Dimes· www.marchofdimes.com)을 인용해서 뉴욕타임스지(紙)가 최근 보도한 얘기다.

뉴욕타임스지는 “임신부는 두 명 분을 먹어야 한다는 환상(eating for two)에서 깨어나라”고 권한다. 2인분을 먹는 것은 바보짓이다.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다. 1.5인분 이내를 먹는다고 생각해야 한다. 무엇보다, 현명하게 먹는 게 중요하다.

예컨대 ‘마치 오브 다임스’가 권하는 ‘현명한 식단’은 다음과 같다. 우선 과일은 하루 2~4번, 한번에 오렌지·사과·바나나 같은 과일 한 알, 통조림·냉동·신선한 과일 중 아무 거나 반 컵, 과일 주스 4분의 3컵씩 먹는다. 야채는 하루에 3~5번, 한번에 야채 반 컵, 조리한 작은 감자 한 알, 야채 주스 4분의 3컵씩 먹는다.



곡식은 하루에 6~11번, 한번에 빵 한 쪽, 시리얼 한 컵, 쌀 혹은 국수 반 컵씩 먹는다. 단백질은 하루에 3~4번, 한번에 고기나 생선 50g, 땅콩버터 2 작은 술, 콩 반 컵씩 먹는다. 유제품은 하루에 3~4번, 한번에 우유 한 컵, 요거트 한 컵, 가로·세로 2.5㎝ 짜리 치즈 두 쪽씩 먹는다.

그대로 실천하기엔 엄청나게 까다로운 식단이지만, 머리 속에 유념해둘 필요가 있다. 통닭 한 마리를 혼자 해치우는 식으로 한 가지 음식을 폭식하는 것은 좋지 않다. 여러 가지 음식을 조금씩 여러 번 먹어야 체중 조절에 성공할 수 있다. 성인 여성의 하루 칼로리 섭취 권장량은 2000~2500㎉이다. 임신했다고 하루 4000㎉씩 먹으면 머지 않아 후회할 일이 생긴다. 살이 찌기 때문이다.

‘마치 오브 다임스’는 “임신 기간에 11~15㎏ 이상 체중이 불면 곤란하다”고 충고한다. 국내 산부인과 의사들의 충고도 비슷하다. 출산 1년 안에, 큰 고통 없이 자연스럽게 뺄 수 있는 살의 한계가 대략 그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찌면 임신 중 당뇨·고혈압 등이 올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살이 딱 13㎏ 쪘다고 가정할 때, 일반적인 구성비는 아기 3.5㎏, 피와 수분 3㎏, 양수·태반·자궁·유방 3.5㎏, 지방과 단백질 3㎏이다. 이 가운데 출산 직후 빠지는 살은 아기 몸무게와 양수 등을 포함해 6~7㎏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애써 빼야 빠진다. 임신 중 살이 쪄도 출산 후 모유를 먹이면 쑥쑥 빠질 거라고 믿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따라서 임부가 임신 중 추가로 섭취하는 칼로리는 300㎉ 정도에 그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말씀이다. 앞서 소개한 식단이 바로 칼로리를 늘리지 않으면서,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게 해주는 식단이다. 참고로 300㎉는 밥 한 공기에 해당하는 칼로리다.

그렇다면, 먹으면 안 되는 음식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생선회와 조개는 피하는 게 좋다. 생선과 조개에 들어있는 중금속이 태아의 두뇌와 눈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어, 황새치, 북대서양산 대형 고등어, 다랑어, 참치 등 다른 물고기를 포식하는 대형 생선도 많이 먹으면 해롭다. 이런 생선은 체내 수은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품 안전청(FDA)은 참치는 1주일에 170g 안쪽으로 먹으라고 권한다.

익히지 않은 고기, 살균 처리하지 않은 우유도 곤란하다. 치즈를 먹기 전에 꼭 살균 처리한 우유로 만든 제품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허브 차는 물론, 허브를 이용한 건강식품과 약제도 유산과 조산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가능하면 피하는 게 좋다.

마음 먹고 많이 먹어야 하는 것도 있다. 바로 칼슘이다. 하루 1000㎎ 이상 칼슘을 먹지 않으면, 출산 후 후회할 일이 생긴다. 뼈와 이가 약해진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출산 후 바람이 불면 뼈 속에 한기를 느끼는 것은 물론, 멀쩡하던 이가 돌연 흔들리거나 심한 경우 부서지는 경우도 있다. 부기가 덜 빠진 몸으로 치과에 앉아서 “칼슘을 많이 먹을걸” 하고 후회해봤자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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