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침체 국면에 본격 돌입하고 대통령 선거가 있는 새해. 작년에 이어 하락 기조가 확실시되는 환율을 제외한 부동산·금리·유가 등 다른 핵심 가격 변수들의 방향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혼돈의 시기에 여윳돈을 어떻게 굴려야 할까.
조선일보 금융팀은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 등 5개 주요 은행에 근무하는 PB(프라이빗 뱅커·부자 고객의 자산을 운용하는 전문가) 10명에게 새해 재테크 요령에 관해 물어봤다.
그들이 전망하는 새해 재테크 기상도(氣象圖)는 ‘주식 맑음, 부동산·예금 약간 흐림, 채권 흐림’이었다. 국내 증시에 대해선 8명이 맑을 것으로 봤고, 해외 주식은 6명이 맑겠다고 응답했다. 국내·해외 펀드는 각각 7명이 ‘맑음’ 쪽에 점수를 줬다. 부동산시장은 어두운 전망이 다수였다. 7명이 ‘구름 약간 낄 것’이라고 했다. 예금은 4명, 채권은 5명이 ‘구름 낌’으로 예상했다. PB들의 전망을 종합해보면 황금 돼지해라는 2007년 재테크는 ‘주식(펀드)〉부동산〉예금〉채권’ 순으로 가져가는 게 유리하다는 말이다.
맑음
◆주식
작년 우리나라 증시는 외국인이 12조원 이상을 팔아 치웠음에도 불구하고 지수 1400을 지켜냈다. 환율, 유가, 북핵 등 대형 악재를 견뎌낼 만큼 체력이 생겼다는 뜻이다. PB들은 새해에도 우리 증시의 체력에 후한 점수를 줬다. 특히 올해 국민연금·사학연금·공무원연금 등 3대 연기금이 주식시장에 12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해낼 거라는 분석이다. 하나은행 김창수 팀장은 “코스피지수의 경우 1650 이상 오른다는 전망이 많다”며 “새해에는 기업들의 실적도 좋아져 안정적 상승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증시도 미국 경제의 연착륙 조짐, 국제 유가의 하향 안정세, 아시아 등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의 고성장, 일본 경제의 장기 불황 탈출과 같은 호재 덕분에 전망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증시가 호조세를 보이면 한국 증시도 상승 기류를 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펀드
지난해 우리나라 증시에서 외국인이 빠져나간 자리를 적립식 펀드 등 개인 투자자가 메웠다.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이런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봤다. 국민은행 김형철 팀장은 “새해에도 업종 대표주 위주로 투자하는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억원 이상 수탁고를 기록한 96개의 해외 펀드 평균 수익률이 20%를 웃돌았다. 중국·브라질·인도 등의 증시가 급등한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 세계 아웃소싱 기지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 등의 매력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외환은행 심기천 팀장은 “새해에도 해외 펀드는 주력 상품이 될 것”이라며 “다만 변화무쌍한 환율의 칼을 피하기 위해 환헤지(위험회피)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약간 흐림
◆부동산
PB들이 보는 새해 부동산시장 전망은 엇갈렸다. 담보대출 관련 금융 규제나 종합부동산세 등 세제 강화 등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을 요인은 많지만, 공급 부족은 여전히 아파트값 상승을 부추길 요인이 될 것으로 봤다. 신한은행 한상언 팀장은 “부동자금과 실수요층은 많은데 공급은 여전히 부족해 상승요인이 있다”며 “혼란스러운 시기일수록 인기 지역의 좋은 부동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금
새해 예금시장에는 좋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경기침체와 유동성 과잉 상태가 혼재돼 있어 한국은행의 금리정책 기조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불투명하지만, 저금리 상태를 크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외환은행 정연호 팀장은 “상반기 중에 미국의 정책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어 세계 주요국 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금리도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예금금리가 지
난해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흐림
◆채권
10명 중 5명이 ‘흐림’, 4명이 ‘약간 흐림’, 한 명만이 ‘맑음’으로 대답할 만큼 어려울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주식처럼 단기 매매 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채권 본연의 만기 보유 전략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박승안 팀장은 “만기가 6개월 정도 남은 국·공채에 투자해서 만기까지 가지고 가면 은행의 확정금리 상품보다는 낮지만 MMF 수익률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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