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orrows

20대부터 ‘30-30-30 실천’을

CKwon 2006. 12. 16. 17:27

“은퇴 준비,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국내 ‘은퇴매니저’ 1호인 메리츠증권 강남센터의 오윤관(42) 부장. 은행과 증권을 두루 경험한 금융컨설턴트 출신의 오 부장 이 ‘은퇴매니저’라는 다소 생소한 명함을 새긴 것은 수억원대 자산가보다 정작 은퇴 설계가 필요한 평범한 직장인들의 노후 동반자가 되겠다는 꿈 때문이다.

내집을 마련하고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느라 무방비 상태로 은퇴 를 맞는 샐러리맨이야말로 누구보다도 인생 시간표에 바탕을 둔 재무설계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4050세대가 현실적인 타깃층이지만 정작 2030 젊은층이 은퇴 설계에 일찌감치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오 부장의 지론이다.

◆복리의 마술, 장기투자의 힘 = “흔히 시간이 돈이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그렇습니다. 시간이 돈을 벌어줍니다.”

은퇴이후 생활자금으로 65세 5억원을 목표로 삼았을 때 연8% 수 익률을 기준으로 25세에 준비를 시작한 경우 월 14만원이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준비시점이 45세(월 85만원), 50 세(〃200만원), 55세(〃273만원)로 늦어질수록 부담은 기하급수 적으로 커진다. 현실적으로 은퇴 준비가 점점 어려워지는 셈이다.

◆30-30-30법칙 = 오 부장은 ‘수입의 30%를 은퇴전 30년동안 모아 은퇴후 30년을 준비하라’는 의미에서 30-30-30법칙을 염두에 두고 은퇴 설계에 나설 것을 권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따져보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것.

직장인의 경우 일단 자동불입하는 국민연금이 있는 만큼 개인연 금 등으로 추가 안전판을 마련한 이후 수입의 10% 수준에서 추가로 투자자산을 운용하면 충분히 은퇴후 생활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가계 자산, 누수 점검이 필수 = 그는 고객 상담과정에서 발견 한 공통점으로 월수입이 300만원이든 800만원이든 저축수준은 대체로 비슷하다는 것을 꼽았다. 맞벌이 가정이거나 전직으로 수입이 늘어난 경우 십중팔구는 늘어난 수입이 고스란히 지출로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맞벌이 부부가 독립채산제로 가계를 운용하는 가정에서 이런 경우가 많은데 남편이나 부인 한쪽으로 수입지출 창구를 일원화 할 필요가 있어요.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하지 않습니까. 무계획적인 지출 습관을 버리고 자신의 재무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은퇴 설계의 출발입니다.”

◆부동산이 최대 적 = 그는 좋은 펀드 등 특정 상품을 찾기에 앞서 해야 할 일로 자산 배분을 강조했다. 그런데 이 자산 배분의 가장 큰 적은 다름아닌 ‘부동산’이란다.

집이 없으면 없는대로 내집 마련에 ‘올인’하고, 있으면 있는대로 금융자산 없이 아파트 한 채만 깔고 앉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요즘 아파트 값이 급등했지만 분명한 것은 역 사가 이야기해줍니다. 장기수익률로 보면 주식 등 투자자산이 부동산을 월등히 앞지르거든요.”

그는 “‘내집마련’이야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지만 자산증식 수단으로 다주택자 대열에 합류, 부동산에 올인하는 것은 너무 위험한 선택”이라며 균형 잡힌 자산 배분을 강조했다.

◆준비된 은퇴, 당당한 여명 = “요즘 65세 이상이면 지하철 공 짜표가 나오는 것을 빗대어 ‘지공(지하철 공짜)세대’라고 하지 않습니까. 준비된 은퇴만이 삶의 여명기를 당당하게 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오 부장은 특히 “은퇴와 퇴직은 다르다”며 “평생직장 없이 평생직업을 찾아야 하는 시점에서 퇴직 이후에도 제2, 제3의 직업 을 찾아 최대한 일하는 시간을 늘린 이후 스스로 은퇴시점을 정 할 수 있도록 일찍부터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진기자 lul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