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부사장과 함께 탔던 1등석 승객 "조 전 부사장이 고성 지르고 승무원 어깨 밀쳤다"

 

 

‘땅콩 회항’ 소동을 직접 목격한 1등석 승객이 당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행동에 대한 증언을 내놨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유일한 1등석 승객으로 조 전 부사장의 바로 앞자리에 앉아있었던 박모(32)씨는 당시 조 전 부사장이 고성을 지르고 승무원의 어깨를 손으로 밀쳤다고 목격담을 밝혔다.

13일 서울서부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고 나온 박씨는 기자들을 만나 “조현아 전 부사장이 무릎을 꿇고 앉아 있던 여자 승무원을 일어서게 한 뒤 ‘내리라’며 오른손으로 어깨를 밀쳤다”며 “탑승구가 있는 3m 뒤까지 몰아세우고 파일을 말아 쥐고 승무원 옆의 벽을 쳤다”고 말했다.

이어 “목소리가 워낙 커서 이코노미석에 앉은 승객들까지 고개를 내밀고 쳐다볼 정도였으며 사무장이 내릴 때까지 20분 정도 소란이 계속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박씨는 사무장의 주장과는 달리 “조 전 부사장이 욕설을 하는 것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개인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이던 박씨는 “제가 먼저 비행기에 탄 후에 조 전 부사장이 탔는데 당시에는 누군지 몰랐고 나중에 기사를 보고서야 알게 됐다”고 했다.

박씨는 “출발시각쯤 돼서 소란이 시작됐는데 승무원에게 매뉴얼을 찾아보라고 하기에 처음에는 누구기에 항공에 대해 잘 알까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화를 내던 조 전 부사장이 처음에는 승무원에게 내리라고 하더니 이어 사무장에게 ‘너가 책임자니 너도 잘못이다, 너가 내리라’고 했다”며 “사무장과 승무원에게 사람들 보는 앞에서 인격적으로 너무 심하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승무원의 겁에 질린 얼굴이 안쓰러웠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이 건넨 파일이 승무원의 가슴 쪽을 맞고 떨어졌는데 남들이 보기엔 던진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박씨는 “1등석칸에 단 둘이다보니 사무장이 내린 뒤에도 언제 일이 터질지 몰라 눈치를 보게 됐다”며 당시 심적 스트레스에 대해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4시간 가량 참고인 진술을 한 박씨는 검찰에 당시 정황이 담긴 메신저 대화 내용도 제출했다. 박씨는 “소란이 일어났을 때 실시간으로 친구와 ‘라인’ 대화를 나눈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박씨는 당시 친구에게 ‘(조 전 부사장이)승무원을 밀었다’, ‘파일을 말아 벽을 쳤다’, ‘사무장이 내렸다’ 등의 당시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냈다고 한다.

박씨는 “당시에는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기에 저러나’라고만 생각했는데 월요일에 기사를 보고나서야 알았다”며 “고작 그 서비스 때문에 비행기를 돌리고,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것에 화가 나 뒤늦게 대한항공에 항의를 했더니 이틀 뒤에야 대한항공 상무라는 임원이 전화를 걸어와 '인터뷰는 자제해주시고 하시더라도 사과를 잘 받았다고 이야기 해달라'고 하더라”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박씨는 “해당 임원이 대한항공 달력과 모형 항공기를 택배로 보내주겠다더라”며 “내가 만약 대기업 회장 딸이었다면 뒤늦게 사과를 했겠느냐, 나뿐만 아니라 당시 모든 승객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하는 것 같지 않아 더 화가 났다”고도 했다. 박씨에 따르면 회항 당시 기내에 안내 및 사과 방송은 없었다.

다만 박씨는 조 전 부사장이 욕설을 하는 것이나 사무장을 때리는 것은 목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저도 소리가 하도 커서 잠을 자다 깬 것이라 잠결에 주의 깊게 보지 못했고, 좌석이 크다보니 뒷 좌석 이야기를 다 듣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앞서 해당 항공기의 기장과 사무장을 불러 조사했으며 이날 박씨를 조사한 뒤 전날 대한항공에서 수거한 압수물들을 분석 중이다. 검찰은 승무원 등 관계자들을 불러 조 전 부사장의 혐의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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