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원전수출

[일본發 방사능 공포]오염수 배출 한국 영향은

CKwon 2011. 4. 6. 08:57

30km만 흘러가도 방사능 1000분의1 희석…
日 동쪽 서식하는 물고기 한반도 근해 안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 1만1500t이 4일 바다에 유입됐지만 해류의 흐름으로는 몇 년 뒤에 한반도 앞바다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사성 물질을 흡수한 물고기 등 생명체의 이동으로도 직접 유입될 가능성은 적다.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를 지나는 해류는 동쪽으로 흐른다. 이 해류는 일본의 남쪽에서 북상하는 구로시오 난류(暖流)로 러시아 앞바다(베링 해)에서 내려온 북태평양 한류(寒流)를 만나 동쪽으로 흐른 뒤 시계방향으로 순환한다. 해류는 유속이 시간당 몇 km에 불과해 적도 부근을 돌아 다시 한국과 일본이 있는 동아시아로 흘러들려면 몇 년 이상 걸린다. 이재학 한국해양연구원 기후연안재해연구부장은 “방사성 물질이 섞인 바닷물은 먼 거리를 이동하며 다른 물과 섞여 농도가 낮아진다”며 “한반도에 도달할 즈음에는 거의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로시오 난류와 만난 한류에 섞여 한반도에 유입될 가능성도 낮다. 이 부장은 “한반도 동해에는 ‘북한 한류’와 ‘동안 난류’가 흐르는데 일본의 해류와 별개라 서로 섞이지 않는다”라며 “해류를 통한 유입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바다를 돌아다니는 물고기도 방사성 물질을 한반도로 직접 옮기지는 않는다. 한반도에 사는 어군(魚群)과 일본 앞바다의 어군이 다르기 때문이다. 물고기는 대개 자신의 서식지에 머무른다. 까나리 등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 서식하는 물고기가 열도를 돌아 한반도 앞바다로 오지 않는다는 의미다. 풍부한 먹이와 적당한 수온을 찾아 돌아다니는 멸치 정어리 다랑어 같은 ‘회유성 어종’도 남북 방향으로만 움직일 뿐 동서로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승종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센터 연구사는 “다랑어 같은 회유성 어종은 먼 거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일본 앞바다에서 멸치나 정어리를 먹은 다랑어가 북태평양까지 이동할 수 있다”며 “북태평양에서 들여오는 다랑어는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사성 물질은 먹이사슬을 따라 상위 포식자로 올라갈수록 더 많이 농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류나 생명체를 따라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 앞바다에 올 가능성은 작지만 순환을 정밀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대 해양환경예측연구실 조양기 교수(지구환경과학부)는 5일 “방사성 물질이 해류를 타고 2∼3년 동안 태평양을 한 바퀴 돌아 오는 큰 흐름은 알 수 있지만 국내 연구 여건상 4개월 뒤부터는 방사성 물질 흐름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방사성 오염물질을 비롯해 황사나, 바다에 유출된 석유 등이 어떻게 순환할 것인지 국가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 전문가들도 방사성 물질 오염수 방출로 인한 위험은 원전 근해에만 국한된다는 의견이다. 방사성 물질이 섞인 물은 먼 바다로 퍼져나가면서 희석되기 때문이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윌리엄 버넷 교수는 “방출 지점으로부터 0.8km 이내의 연안 생물은 유전자 변이 등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도 “사태가 지금보다 훨씬 더 악화되지 않으면 피해 범위도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의 켄 뷰슬러 연구원은 “바다 쪽으로 30km만 나가도 방사성 물질 농도는 해안의 1000분의 1 수준으로 희석된다”며 “해산물에도 큰 위해를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