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원전수출

원전수주 터키는 멀어지고 멀리서 말레이가 다가오네

CKwon 2010. 12. 27. 08:56

터키가 원자력발전소프로젝트를 놓고 막판까지 한국과 일본을 놓고 저울질해가면서 일본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이면서 터키 원전수주가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와 원전관련 협력을 논의 중인 말레이시아가 원전 2기 입찰을 오는 2016년에 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말레이 원전수주에 관심이 불붙고 있다.

26일 지식경제부와 말레이시아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말레이 정부는 발전능력 1000MW 규모의 원전 2기 건설을 검토 중이다. 1기는 2021년 2기는 2022년 가동이 목표다. 피터 친 파 쿠이 말레이 에너지부장관은 최근 "장기적인 에너지공급의 안정화 계획을 바탕으로 2013∼2014년까지 원전건설을 위한 사전조사를 완료하고 2016년에 입찰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정부는 지난 10월에 발표한 경제개혁프로그램에 원자력발전소 건설계획을 포함시켰는데 원전건설비용은 대략 68억7000만달러이며 이를 통해 2600명의 고용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친 장관은 "말레이시아가 대부분의 에너지를 가스와 석탄 등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 감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수력발전이 유력하지만 일부 지역에 한정돼 있고 태양광발전은 많은 비용부담이 문제인 것으로 말레이 정부측은 파악하고 있다. 반면 원전은 유지보수비용이 낮고 싼값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원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한국과 말레이시아 양국은 원자력발전소 수출을 위한 전 단계로 원전인력양성사업을 벌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장관은 최근 피터 친 장관을 만나 원전건설을 포함해 녹색기술, 자원개발, 가스도입 협력,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등을 논의했다.

최 장관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 경제성을 가진 한국 원전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하는 한편 주민설득, 제도마련, 인력양성 등 지난 30년간의 원전과 관련된 경험 전수를 제의했다. 이에 대해 친 장관도 고리원전 방문경험을 소개하고, 한국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수주에 큰 관심을 표명하는 한편, 국민 수용성 문제 해결과 원전 전문가 육성 관련 양국간 협력을 요청했다. 양국은 조속한 시일 내에 원자력 인력 양성 프로그램 관련 실무협의키로 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터키 정부가 일본에 총 200억 달러 규모의 원전건설 사업을 맡기는 것을 전제로 원자력 협정을 맺을 것으로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자 보도에서 " 터키가 내년 3월까지 일본과 원자력협정을 체결할 것이며 이는 일본이 흑해 연안의 시노프 원전을 수주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도 같은 날 "터키의 타네르 이을드즈 에너지ㆍ천연자원 장관의 말을 인용해 한국과 터키의 원전협상이 결렬됐다"고 했고, 산케이신문은 "일본과 터키 정부 간에 원전 건설에 대한 기본합의가 이뤄져 세부조건을 놓고 막판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우리정부는 아직까지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지경부 당국자도 ""터키 역사상 가장 큰 프로젝트여서 터키 정부가 다각도로 협상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터키가 일본 쪽에도 공을 들이고 있음을 인정했다. 정부측은 그러나 터키원전 수주가 중요한 것은 맞지만 수주를 위한 수주, 즉 저가 수주를 하지는 않겠다는 확고한 입장이다.

터키 원전은 우리나라와 터키가 공동출자회사를만들어 원전을 짓고 전력을 팔아 생기는 수익금을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구조다. 따라서 되도록 싸게 전기를 공급하려는 터키 측 입장과 '적정한 가격'을 확보하려는 우리 측 입장이 팽팽히 맞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터키가 일본을 지렛대 삼아 우리나라와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가려는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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