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원전수출

[UAE수주 1주년]원전 르네상스 해가 뜬다

CKwon 2010. 12. 27. 08:55

 

 

앞으로 20년 동안 원자력발전(원전) 80기를 수출하는 대역사가 시작됐다.

그 출발점이 된 2009년 12월27일. 정부 자금으로 원자력을 연구한지 50년, 국내 최초 원전인 고리1호기를 가동한지 30년 만에 우리는 ‘원전기술 독립국’ ‘원전산업 수출국’으로 당당히 일어섰다.

꼭 1년 전 우리나라는 총 40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경쟁레이스를 펼쳐온 프랑스와 미국·일본 컨소시엄을 깜짝 놀라게 했다. 어깨너머로 배운 원전기술을 완전히 우리 것으로 만들고, 한국형 원전을 독자 개발해 해외에 수출까지 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수출국이 세계 5위의 산유국이다.

이 수출은 한국 원전산업의 르네상스를 여는 신호탄이 됐다.

지식경제부는 올 초 2030년까지 원전 80기를 수출, 원전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관련 건설·기자재·부품·시스템 등 직접 경제 효과만 수천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UAE에 이은 추가적인 원전 수출 노력은 올해 정부의 최대 역점 사업으로 이끌어져 왔다.

여전히 가능성이 열려있는 터키 시놉원전을 비롯해,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인도·아르헨티나·아프리카 등에 대한 수출이 추진돼 왔다.

단 한 번의 수출경험도 없었기 때문에 1년 전 UAE 원전을 따낸 것이 더없이 값진 것이지만, 이제는 제2의 수출이 나와야만 장기적인 수출레이스에 시동이 걸릴 수 있다.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우리나라 원전 수출 경쟁력은 UAE 수주 전과 후로 갈릴 정도로 경험과 노하우가 많이 쌓였다고 본다”며 “앞으로 더 많은 나라에 우리 원전이 알려지고, 퍼져나가도록 정부 노력과 관련기관 준비를 철저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전은 원전 수출에 대한 업무총괄 및 조정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사업 조직을 재편해 원전수출본부를 신설하고, 관련 인력 확충과 조직개편 방안을 정부와 협의 추진 중이다. UAE 프로젝트 주사업자로 첫 수주테이프를 끊은 실력과 저력을 발휘해 향후 제2, 제3의 한국형 원전 수출프로젝트의 선도 기관으로 뛰겠다는 전략이다.

또 한전은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해 UAE 프로젝트 컨소시엄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전력기술·한전KPS·한전원자력연료·두산중공업·시공사 사장 등으로 구성된 원전수출협의회에 구성, 운영함으로써 각 전략 국가에 대한 최선의 공략법과 수주로드맵을 짠다는 계획이다.

터키 원전 수주 과정에서 드러났듯, 일본 등 경쟁국의 견제는 더욱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 일본은 자국 언론 등을 활용해 가히 직접 공격에 가까운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한전은 자체 조직은 물론 정부와 긴밀히 공조해 이 같은 경쟁국의 간계를 돌파해야 한다. 수주실적은 도전과 극복을 통해 쌓이게 된다. 향후 추가 수출이 이뤄지더라도 우리가 가만히 앉아서 이뤄낼 수 있는 여지는 없다.

2011년 신묘년 새해 둥근 해가 떠오르면 한전의 원전 수출 도전도 새롭게 다시 시작된다.


◆건설공사 규모와 경제적 효과는?
UAE 원자력발전소 프로젝트의 수주금액은 400억달러(약 47조원)에 달한다. 원전건설은 200억달러이지만 앞으로 60년간 원전연료비와 운영·정비 등에서 200억달러의 수출 효과가 있어 총 400억달러 규모가 된다.

무엇보다 한국전력이 그 동안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및 운영 기술을 집대성해 독자 개발한 차세대 표준형 원전인 APR1400 4기를 수출하는 사업으로, 지금까지 국내에서 건설해 온 기존의 원전 모델인 OPR1000과는 규모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일단 발전소 시공 등 건설 부문의 수주액 200억달러는 NF쏘나타 100만대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또한 초대형 유조선(30만톤급, 대당 1억1000만달러)으로는 180척, 에어버스의 초대형 여객기 A380(대당 3억2000만달러)으로 치면 62대 가격과 맞먹는다.

APR1400 원전 건설공사는 원자력뿐만 아니라 토건·전기·기계 등 최첨단 기술 분야를 망라한 대규모 플랜트 공사다.

UAE 원전 4기 건설을 위해 투입되는 인력은 연간 2000만 명에 달하며, 단위공종이 약 160만개로 구성부품은 약 1000만개가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보잉747 점보여객기 50대분과 맞먹는다.

건설에 투입되는 물량은 서울 여의도 63빌딩 건설에 소요된 물량의 30배 정도다. 레미콘 트럭 26만대 분량의 콘크리트와 8톤 트럭 3만6000대분의 철근 28만톤, 지구의 지름 길이와 비슷한 1만2200㎞의 전선이 투입되며, 배관길이는 총 832㎞에 달한다.

이와 함께 원전 수명 60년 동안 운전·기기교체 등의 운영에 참여해 추가로 200억달러를 받을 수 있어 이번 수주로 우리 경제 전반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 이후 추진성과와 계획
사업수주 이후 한전 컨소시엄은 빠르게 원전건설 작업에 착수했다. 주사업자인 한전은 우선 계열사 및 민간업체와 하도급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해외 원전사업 전문 지침과 절차를 수립하고 UAE 특성에 맞는 원전을 건설하기 위해 설계 및 주요 기자재 제작, 구매 업무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UAE 브라카 건설현장에도 약 1300명의 근로자를 투입해 기반공사를 수행했다. 현장에는 컨테이너 형태의 숙소와 사무실을 건설하고 본격적인 공사에 대비해 부지 시추조사까지 완료한 상태다.

새해에는 현장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부두·방파제·취수로 및 배수로 건설공사와 약 1000여명의 근로자들이 거주할 숙소를 완공할 예정이다. 이 숙소는 투입인력 규모에 따라 최대 1만명이 거주할 수 있는 대형 주거단지로 탈바꿈 할 예정이다.

또 UAE 정부로부터 건설허가 취득 절차를 이행한 후 2012년 6월말까지 건설허가를 취득하고 7월부터 최초 콘크리트 타설 작업과 본격적인 구조물 공사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발주자와의 계약일정에 따라 최초 1호기를 2017년 5월 1일 준공하고, 후속 3기는 1년 간격으로 순차 준공해 2020년까지 총 4개호기를 성공적으로 준공시킨다는 계획이다.

원전건설작업과 병행해 양국 간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민간외교차원의 노력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에는 UAE 대외무역부장관, 아부다비 행정청장 등이 방한해 진전된 양국 간 교류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당시 방문단이 우리나라 원자력 시설을 견학해 원전 기술력에 대한 깊은 신뢰감을 표시한 것도 이러한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지난 7월과 8월에 걸쳐 한 달 동안 UAE 과학고 학생 50명이 수도공고에서 원전기초 교육을 받고 돌아가는 등 우호적인 양국관계 발전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APR1400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건설되는 APR1400은 한국전력이 그간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및 운영 기술을 집대성해 독자 개발한 차세대 표준형 원전이다. 지난 2002년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표준설계인가를 받았으며, 2007년에는 신고리 3,4호기 건설허가를 취득했다.

APR1400은 선진국의 신형원전 설계요건(미국전력연구원 사용자설계요건(EPRI URD), 유럽 사용자설계요건(EURD)),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국제원자력기구(IAEA), 국내 등의 최신 규제요건을 만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개발단계부터 공공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원자로심 손상 발생 가능성 감소 △대형방사능누출 발생 가능성 감소 △작업자 방사선 피폭 최소화 등 안전성 목표를 수립하고 설계에 반영했다.

이밖에 다중 방호개념(Defense in Depth)과 입증된 기술을 적용하는 등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게 설계됐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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