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건설 공사를 47조원(400억달러)에 수주한 것과 관련해 일부에서 '덤핑 수주'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 등 관련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에서 유럽이나 미국 업체를 앞선 것은 맞지만 수익을 내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 UAE 원전 수주에서 확정된 수주액은 모두 200억달러로, 여기에는 원전 건설 공사비와 폐기물 플랜트 등 지원시설 공사비가 각각 100억달러씩 책정됐다.
유지보수 경비로 예정된 200억달러는 추정치다.
원전 건설 공사비 100억달러 중 시공에 소요되는 경비는 22억달러 정도다. 이 공사비는 시공업체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55대45 비율로 나눠 갖게 된다.
이와 관련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원전 공사에서는 시공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기 때문에 시공 부문에서는 가격을 깎을 여력이 거의 없다"며 "시공업체는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100억달러 중 시공비를 제외한 나머지 78억달러를 주요 기자재 업체와 설계업체, 부품업체가 나눠 갖는다. 32억달러에 이르는 주요 기자재는 두산중공업이 공급할 예정이며 핵심 부품들은 웨스팅하우스와 도시바가 공급한다.
원전 전문가들은 주요 기자재와 부품의 공급가격 역시 가격이 정해져 있어 여기서 가격을 낮출 여지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폐기물 플랜트 등 지원시설 공사비 중에서는 30억달러가 시공사의 공사비로 책정됐고 나머지 70억달러는 한전이 재하도급을 통해 집행하게 된다.
따라서 가격을 낮춘다면 한전과 한전 자회사들이 제공할 원천기술에 대한 사용료나 업무 총괄비, 재하도급 집행에 소요되는 경비에서 가격 인하 요인을 찾을 수 있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우리가 상대적으로 가격을 낮게 제시한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이는 그만큼 우리 기업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공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전은 우리나라에서 건설 중인 신고리 원전 3ㆍ4호기를 예로 들었다. 신고리 3ㆍ4호기는 UAE에 지을 원전과 같은 발전소다.
한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신고리 3ㆍ4호기에 총 5조원을 투자하고 있다"며 "UAE에는 총 4기를 짓기 때문에 순수 건설비용이 총 10조원 정도 들어가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 웨스팅하우스 등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입찰 가격을 너무 높게 제시해 수주가 취소된 사례가 있다"며 "우리나라의 가격 경쟁력은 향후 원전 수주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9일 증시에서 전날 폭등했던 원전주들이 일부 조정받는 모습을 보였다. 두산중공업은 전날보다 2.59%, 한국전력은 1.16% 떨어졌고 한전기술은 10.07%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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