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티엔 '날치기 주총' 이후
'대통령 측근의 방송사' 신뢰도 타격 불보듯
'방송독립 수호' 중대국면…촛불결합 가능성
< 와이티엔 > (YTN) 대표이사 사장에 이명박 대통령 특보 출신인 구본홍(60)씨가 선출됨에 따라 와이티엔이 깊은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가장 큰 관심은 주총의 적법성 시비 속에 사장에 선임된 구본홍씨가 와이티엔 수장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여부다. 와이티엔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어 "임시 주총은 원천 무효이며 불법적 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과 더불어 구씨에 대한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2003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언론고문을 지낸 서동구씨가 < 한국방송 > 사장에 선임됐다가 노조원들의 출근 저지 투쟁으로 8일 만에 전격 하차한 바 있다. 와이티엔 노조의 투쟁에는 전국언론노조도 적극적인 지원 태세를 보이고 있다. 언론노조 산하 각 언론사 지부 조합원들은 두 차례의 임시 주총에 각각 100여명이 지원 투쟁을 벌였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와이티엔 조합원들이 지치지 않고 투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전략과 전술 등 투쟁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와이티엔 노조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는 '촛불'의 향배도 관심사다. 이날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주총장에는 '다음 아고라' 회원 등 시민 200여명이 새벽부터 나와 '구본홍 퇴진'과 '방송독립 쟁취'를 외쳤다. 또 구씨의 이사 선임 안건이 날치기 통과된 직후 '다음 아고라'에는 '와이티엔 시청 거부운동합시다'와 '와이티엔 주주총회 다시 개최하자'는 이슈 청원이 나란히 올라왔다. 지난 14일 임시 주총에서는 전날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 100여명이 밤샘한 뒤 와이티엔 본사 앞 집회에 결합했다. 이번 사태가 '촛불'로 번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언론계에서는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앞장섰던 인물이 사장에 선출된 사실 자체가 중립성과 객관성·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뉴스전문 채널인 와이티엔에 심대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와이티엔 구성원들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는 "대통령 측근이 운영하는 와이티엔 뉴스를 앞으로 누가 믿겠느냐"며 "오늘 주총은 정권이 정치적으로 와이티엔을 학살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대표는 "구씨가 들어서면 시청자들이 먼저 외면하고 와이티엔의 신뢰도는 추락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내부 구성원들의 투쟁 의지와 함께 언론노조 등 언론계의 방송독립 수호세력의 단결력, 그리고 누리꾼과 시민들의 '촛불 여론'이 얼마나 형성되느냐가 국면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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