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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블로거, 원희룡 의원을 만나다

CKwon 2006. 1. 20. 19:17
그냥 블로그에 쏟아 붓는 거죠, 그게 블로그를 쓰는 이유입니다
정치인의 블로깅은 '유리 어항 속에서 발가벗겨진 정치인'과 같아요, 숨길 게 없는 거죠.

블로거가 블로거를 만났다. 한 블로거는 블로그를 즐기는 직업의 블로거이며 또 다른 블로거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자 정치인이라는 직업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지난 1월 17일 블로거 '블루문'이 블로거 '원희룡'을 국회의원 회관에서 만나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와 원희룡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블로거 : blogger, 블로그를 쓰는 사람)


인터뷰를 요청하다

"원희룡 블로그에 가봤냐? 멋진 글이 올라왔던데..."

점심 시간이 조금 지났을 무렵 메신저로 누군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무슨 말인가 싶어 원희룡 의원의 네이버 블로그(blog.naver.com/wonheeryong)를 찾아가 봤더니 한 시간 전 쯤에 올라온 글이 있었다, 그것도 딱 한 줄로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글을 올린 시간을 보니 박근혜 대표를 비롯한 당 중진들과 사학법 관련 이견으로 한바탕 사건이 터진 직후였다. 그날 저녁 원희룡 의원 개인에게 인터뷰 요청을 했고 지난 1월 17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국회의원 회관



회사 일은 오전에 처리해 버리고 오후에 있던 약속은 모두 다음 날로 미룬 후 넉넉한 여유있게 출발을 했다만 서울의 교통 체증은 올라가는 택시 미터기와 혈압 상승 지수를 동일하게 만들었다. 겨우 시간에 맞춰 국회 의사당 왼쪽에 있는 의원회관에 도착했다. 7층 26호, 원희룡 의원 사무실에 들어서자 서너 명의 보좌관들이 분주히 일을 하고 있었다. 다른 의원회관 사무실도 크게 다를 바 없겠지만 온통 쌓여 있는 서류 뭉치와 모니터에 덕지덕지 붙은 메모지는 마치 작은 벤처 기업을 떠올리게 했다.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지 모르겠지만 환한 웃음으로 '어서 오세요'라고 말할만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의원 비서의 안내로 원희룡 의원실에 들어갔다. 비서가 사라진 후 재빨리 의원실을 훑어 보았다. 왼쪽엔 예닐곱 명이 앉을만한 회의 탁자와 의자가 있었다. 회의 탁자 뒷면의 벽걸이에는 여러 가지 아이템들이 걸려 있었는데 정 중앙에 스타크레프트 배틀 체스트 게임 박스가 붙어 있는 게 이채로웠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전에 블로그에서 스타크레프트에 대한 글이나 임요환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의원 책상 옆에는 조그만 인형(피규어는 아니다)이 수십 개 놓여 있었다. 책꽂이에는 이런 저런 책들이 어지럽게 꽂혀 있었다. 바로 그 책장 위에서 놀라운 아이템을 볼 수 있었다. 만져 보려고 다가가려는 순간 원희룡 의원이 빠른 걸음으로 들어왔다. 반갑게 인사를 하며 회의 탁자로 이동하면서 여전히 그 아이템에서 눈길을 땔 수 없었다.


첫 인상



원희룡 의원은 올해 마흔 세 살이 된다. 사진이나 언론에 나오는 모습과 달리 실제로 만났을 때는 조금 마른 인상이었다. 세월이 느껴진다고 할까. TV에 나올 때는 메이크업을 하기 때문에 그러리라. 하지만 목소리는 활기찼고 인터뷰 중의 손 동작이나 표정은 잘 훈련된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인터뷰를 하던 중 오랜 생각을 한다거나 머리를 굴리거나 혹은 질문자가 다른 의도가 없나 재는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하긴 재선 의원이니 그렇지 않다면 더욱 이상할 것이다. 80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는 사전에 질문지를 전달하긴 했으나 거의 즉문 즉답이었고 거침없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었다. 다소 심각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거침없이 이야기를 했고 특히 블로그에 대한 입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구체적이었다.


블로그를 직접 쓰는가?



첫 번째 질문은 가장 많은 블로거들이 원희룡 의원 블로그에 대해 했던 질문이었다, "블로그 직접 써요?" 2004년 6월, 17대 국회의원의 임기가 시작되며 공개된 원 의원의 블로그는 초기에는 아무리 봐도 원 의원 자신이 쓴 것이 아닌 듯한 글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의 글들은 누가 봐도 원 의원 자신이 쓴 것이 분명한데 이에 대해 질문을 했다.

원희룡 : "내 블로그는 1기와 2기로 나눠지는데 2004년 6월부터 11월까지가 1기다. 이 시기엔 보좌관들이 많이 지원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하루 방문자 10명도 안되었으니까.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2기부터는 블로그는 내가 직접 관리하고 보좌관들은 공식 홈페이지(happydragon.or.kr)만 관리한다. 원래 제목은 원희룡의 의정 보고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원희룡의 속마음이다. 내 자신의 개인적인 기록을 남기며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다양한 실험을 시도했다."

2004년 당시 수 많은 정치인들이 미니홈피와 블로그를 만들어서 홍보에 이용했다. 그러나 현재 이들 가운데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거의 없다. 왜 원희룡 의원은 블로그를 포기하는 대신 자신이 직접 운영을 하려 했던 것일까? 두 번째 질문을 던졌다, "블로그를 정치 홍보의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것 아닌가?"

원희룡 : "정치인이 정치를 떠나 무엇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블로그라는 개인 매체에서 자신에 대한 '홍보'는 빼자는 입장이다. 오히려 내게 있어서 블로그는 나를 위한 기록으로써 의미가 크다. 나중에 돌아볼 수 있는 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물론 모든 것을 공개하지는 않는다. 비공개로 글을 썼다 나중에 공개하기도 하고 아예 공개하지 않는 것도 있다. 정치인이기 때문에 내 블로그가 홍보의 역할을 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이러한 진정성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본다. 또한 블로그를 통해 서로를 느끼며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과정에서 진정성이 검증될 것이라 믿는다."

원 의원은 인터뷰를 하는 내도록 자신의 블로그에 대해 1인 미디어라든가 홍보 매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기억의 저장고'라든가 '일기장'과 같은 표현을 자주 사용했는데 블로그를 다양한 국민 혹은 유권자와 대화의 채널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 부분을 좀 더 확인해 보고 싶었다. 윈희룡 만의 블로그 글쓰기 원칙은 무엇일까?

원희룡 : "블로그 글쓰기는 편하다. 논리적으로 쓸 필요가 없다. 특히 내 블로그는 이름 그대로 속마음을 담아두는 가공되지 않은 글의 창고와 같은 역할을 한다. 부담없음과 자유로움이 내 블로그 글 쓰기의 원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블로그에 대한 투자는 이문이 남는 장사 아닌가?



원 의원은 양천구 갑구가 지구당인데 의정 보고에 대해 물어보니 아직 17대에 들어 한 적은 없다고 한다. 그래서 대놓고 물어봤다, "예전과 달리 의정 보고를 한다고 사람을 모아봐야 몇 백 명 모으기도 쉽지 않고 돈도 많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하루에 3천 명 이상이 찾아오는 블로그에 투자하는 건 꽤 짭짤한 장사 아닌가?" 원 의원은 반색을 하며 "정말 그렇다!"고 대답했다. 원 의원의 블로그는 최근 몇 개월 사이에 하루 평균 3천 명 정도가 꾸준히 찾아오고 있는데 특히 사고를 칠 때마다 사용자가 폭증하는 현상이 있다. 2주일 전 박근혜 대표와 사학법 투쟁 건으로 심각한 갈등 상황일 때도 그랬다.

원희룡 : "외롭고 몰매 맞을 때 즉각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는 몇 천 명이 있다는 것은 오프라인에서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생각해 보라, 어디서 이런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하려면 엄청난 비용과 노력이 들어간다. 개인적으로는 스탭과 가족, 동지들이 많기 때문에 외롭지 않고 복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정치적 상황에서 오는 외로움은 있다. 대화와 토론이 안되고 집단 속에서 왕따와 인신공격이 이어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 노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에 이런 생각을 굳혔다. 소신은 끝까지 소신이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게 되었다. 블로그는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채널이 된다."

원 의원이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설득하고 있는 건 아닐까? 정치적 언론 플레이는 아닐까? 다시 블로그의 진정성에 대해 질문을 했다,

원희룡 : "정치인이 블로그를 쓴다는 것은 유리 어항 속에 발가벗겨진 정치인이 되는 것과 같다. 네티즌들이 24시간 마크맨으로 붙어 있는 셈이다. 자신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블로그를 쓴다면 네티즌들이 먼저 안다."

원 의원은 현 정치권의 커뮤니케이션과 의사 결정에 대해 자주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주로 합리적인 토론의 부재와 소수 의견에 대한 무시와 왕따를 비판했다. 인터뷰 중에도 이런 이야기를 자주 했는데 그에게 블로그는 자신의 속내를 이야기할 수 있는 채널로써 의미가 큰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블로그에 단지 그를 지지하는 사람만 찾지 않는다. 반대파도 있고 그렇게 대립할 바에야 탈당하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심한 경우 덧글을 쓰는 사람들끼리 싸우거나 원 의원에게 악플을 퍼붓기도 한다.


악플도 자주 보게 될텐데?



원희룡 : "게시판보다는 낫지만 일방적인 공방이 벌어지고 그로 인한 원치 않는 논쟁의 희생자가 되기도 했다. 생각과 입장이 다를 때 그것을 파악하고 인정하는 발전적 토론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정치권의 관념적 토론에 대해 염증을 느끼는 네티즌들조차 내 블로그에서 똑같은 일을 하곤 한다.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덧글 논쟁에 개입하지는 않지만 어떤 덧글에 대해서는 비밀 글로 답변을 하기도 한다."

일단 덧글은 다 읽어 보고 간혹 직접 대화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자주 드는데 참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른 모든 블로거가 그러하겠지만 특히 공인인 정치인으로서 블로그에 쓰는 글에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 같았다.

원희룡 : "어떤 기자들은 내 블로그 탐방이 일과 중 하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남들보다 빨리 기사감을 찾고 싶어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블로그에 쓰는 글은 평소와 같다. 프로게이머가 팬들이 본다고 하여 익숙하지 않은 전략을 펴지 않듯 내 블로그의 핵심은 일상과 생각을 '담아두는 것'이며 '공유하는 것'이다."

원 의원처럼 블로그를 갖고 있는 다른 국회의원들과 토론을 해 보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했다. 트랙백을 사용하면 꽤 흥미로운 공개 토론이 가능할 텐데 이에 대한 생각을 물어 보았다,

원희룡 : "그런 것을 오래 전부터 고려하고 있었다. 실제로 가능할 지 오히려 궁금하지만 네트워크와 공동의 작업을 할 수 있는 비전이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가능하다면 시도해 볼 생각이다."


대통령의 인터넷 활동에 대해



주제를 전환하여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인터넷 활동에 대해 질문을 했다. 대통령이 덧글을 달거나 청와대 근무자들에게 블로그를 쓰게 하는 것에 대해 블로그 선배라고 할 수 있는 원 의원의 생각이 궁금했다,

원희룡 : "과거 대통령이 골프치고 재벌 불러서 돈 받던 시간에 네티즌과 소통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직접 경험하는 인터넷과 건너 듣는 인터넷은 전혀 다르다. 50대 후반의 대통령이 앞서 가 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 앞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인터넷에 대해 기본 이상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소양도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문맹에 다를 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덧글을 다는 것은 안 맞다 본다, 좀 참아주시면 좋을 듯 하다."

인터뷰를 하던 날 청와대 홍보실이 네이버/다음/파란닷컴에 대통령 블로그를 공개했다. "엠파스는 안 열었나봐요?"라고 묻길래 "엠파스 담당자에게 물어보겠다"고 대답했다. 인터뷰가 끝난 후 엠파스 담당자에게 확인해 보니 청와대 측에서 입찰 비슷한 형태로 제안이 들어왔는데 응답이 좀 늦었다고 한다. 곧 엠파스도 대통령 블로그가 열릴 것이라고 한다. 대통령 블로그에 대한 입장을 물어봤다,

원희룡 : "블로그의 진정성과 오묘한 맛은 본인의 속살을 그대로 보여주는 데서 오는 체험 공유의 짜릿함인데 그런 의미에서 블로그의 본질과는 다소 맞지 않는다고 본다. 청와대 웹 사이트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오는 게 네티즌들에게 공감을 일으킬 수 있을까? 그런 것 보다는 대통령이 임기 중에 기록을 남기고 그것을 임기 후에 공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본다. '얼음 동굴 속에서 꺼낸 블로그'처럼 말이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이 이런 일을 했다간 '블로그 게이트'라도 벌어질 것 같다고 했더니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회고록을 쓰는데 너무 인색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박근혜 대표 미니홈피를 방문하는가?



다른 정치인들이 원 의원의 블로그를 방문하여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지 살펴 볼 텐데 원 의원도 다른 정치인들의 블로그나 홈페이지 미니홈피를 방문하는 지 물어보았다. 특히 몇 주전 의견 충돌이 있었던 박근혜 대표가 자신의 블로그를 방문하는 지, 원 의원도 방문하는 지 물어봤다.

원희룡 : "박근혜 대표가 내 블로그를 찾아오는 지는 모르겠다. 나는 미니홈피에 가 본 적이 있다. 다른 동료들의 홈페이지는 자주 방문하고 그 내용을 숙독한다. 언론에 공개된 내용은 지면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원래 글을 읽기 위해 자주 방문하는 편이다. 원문을 읽어야 본래 의미를 잘 파악할 수 있다."


블로그에 대하여



인터뷰를 가기 전에 주변의 블로거들이 보내온 몇 가지 블로그 자체에 대한 질문을 했다.

블루문 : "일주일에 블로그에서 주고 받는 쪽지는 몇 통이나 되는가?"
원희룡 : "불규칙한데 보통 10 통 내외다. 쪽지로 대화를 하다 보면 길어져서 훨씬 많아지는 경우도 있다"
(쪽지는 네이버 블로그에서 제공하는 기능이며 누구나 원 의원에게 쪽지를 보낼 수 있다)

블루문 : "다른 여러 포탈의 블로그가 있는데 굳이 네이버 블로그를 선택한 이유는?"
원희룡 : "2004년 당시에 다음 플래닛을 쓰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시엔 네이버가 그나마 제대로 블로그를 서비스하고 있을 때였다. 또한 여러 군데 블로그를 열어 놓고 단순 복사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블루문 : "다른 포탈에서 홍보 등을 조건으로 옮겨 오라면 옮길 생각인가?"
원희룡 : "그럴 생각은 없다. 블로그는 내 생활의 기록이기 때문이고 출발했던 자리를 지키고 싶다. 하지만 정치인으로서 좋은 조건을 제안하면 흥미가 있는 건 맞다."

블루문 : "네이버 블로그의 장점과 단점은?"
원희룡 : "파일을 걸고 내용을 작성하기 편하다. 하지만 지메일을 사용하거나 문자를 보낼 때는 다른 곳을 이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불편하다. 네이버는 검색과 블로그만 쓰고 다른 기능은 다른 포탈이나 서비스를 이용한다."

블루문 : "다른 정치인들이 블로그의 운영에 대해 원 의원에게 문의를 하는가?"
원희룡 : "직접 블로깅을 하는 정치인들이 많지 않아 직접 문의는 없는 편이다. 그러나 보좌관들끼리 문의는 자주 한다고 알고 있다. 보좌관들은 ‘의원님이 직접 쓰셔서 우리도 몰라요’라고 답변을 하는 걸로 안다."


레어 아이템

인터뷰를 끝내는 척하며 책장 위에 있던 그 레어 아이템에 대해 묻기로 했다. 일단 책장부터 물어봤다, "꽤 지저분합니다?", "읽을 책, 읽은 책, 보관할 책 순으로 이동을 해서 그래요. 왼쪽 아래에서 오른쪽으로" 그래서 책장에는 이런 저런 책들이 혼란스럽게 꽂혀 있었다. 책에 대해 질문하는 척하며 "책장 위에 저게 뭡니까?"라고 물어봤다. 물론 나는 그것이 무엇인 지 분명히 알고 있다. 원 의원은 벌떡 일어서더니 그것을 가져와서 보여줬다. 바로 이것이었다.



스타워즈 메니아들의 로망이자 레어 아이템. 바로 다쓰베이더 마스크와 광선 검! 다쓰베이더 마스크는 직접 쓸 수 있고 아래 버튼을 누르고 목소리를 조작할 수 있다. 광선 검은 실제 검처럼 묵직했고 버튼을 누르면 "우웅" 소리를 내며 붉은 색 광선이 스르르 올라온다. (진짜 영화처럼) 원 의원뿐만 아니라 보좌관들도 모두 스타워즈를 좋아한다고 한다. 인터뷰 기념으로 줄 수 있는 지 물어 보려 했더니 최근 사인 기념회를 했던 책을 서명해서 주신다. 관심 없다. 광선 검이나 마스크를 주시지.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며 책장의 한 쪽에 링컨 전기와 클린튼 회고록이 있길래 "최종 목표는 대통령입니까?"라고 물어봤다. 원 의원의 대답은 "완전 연소가 목표입니다" 였다. 우문현답이다.
(2006.1.17)

** ’블루문’은 인터뷰어의 필명이다. 웹 컨설턴트이자 IT 뉴스 전문 블로거이며 ZDNet에서 전문 블로그와 칼럼을 제공하고 있다. blog.naver.com/kickthebaby 에서 ‘가장 거대한 아스피린’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출처 : 블로그 > Interview Log | 글쓴이 : 블루문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