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Kwon

이경은의 스마트 재테크 | 부자들의 똑똑한 세테크 비법

CKwon 2012. 4. 18. 18:29

총선과 대선이 동시에 열리는 올해, 큰손들이 세금 논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치권에 몰아닥치고 있는 부자 증세(增稅) 논란 때문이다. 올해부터 '한국판 버핏세'가 도입되면서 부자들은 재테크 전략을 대폭 수정하고 있다. 부자들의 발 빠른 재테크 전략을 살펴봤다.

즉시연금·물가연동채·해외국채
'스마트 절세' 상품으로 인기몰이

한국판 버핏세는 부자 증세의 일환으로 새로 시행되는 소득세 누진제도인데, 종합소득 과세표준에 3억원 초과 구간이 신설돼 세금 부담이 최대 41.8%(주민세 포함)까지 무거워졌다. 강우신 기업은행 강남PB센터장은 "요즘 자산가들이 주목하는 투자처는 주식이나 채권, 예금이 아니다"라며 "부동산 경기는 신통치 않고 주식도 불안하다보니 돈을 버는 것보다 돈이 새는 것을 줄이는 세(稅)테크에 가장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무조건 수익을 많이 올리는 상품보다는 수익은 다소 아쉬워도 세금을 적게 내는 절세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부(富)의 분배를 강조하는 시대적인 흐름상 정부가 비과세·분리과세 상품을 점차 없애나갈 수 있다며 가입을 서두르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증세 압박이 거세지는 요즘, 자산가들이 절세를 목적으로 뭉칫돈을 넣고 있는 상품은 어떤 것들일까. 지금까지 은행 거래만 고집해왔던 중소기업 사장 황모씨(60)는 최근 갈림길에 섰다. 예금과 신탁에 넣어두었던 자금 50억원의 만기가 곧 돌아오는데 어떻게 굴리면 좋을지 고민이 된 것이다. 수익률이 높으면 가만 놔두겠는데 이자라고 해봤자 연 4%대에 불과하고 세율까지 높아지는 바람에 자금 운용이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가만히 앉아서 있는 돈마저 야금야금 까먹는 게 아닌가 불안해진 황씨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어 포트폴리오 수정에 나섰다. 버핏세 도입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도록 절세 상품 비중을 대폭 늘린 것이다.

 

- 헤알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브라질 국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브라질 상파울루 주식외환 선물시장

10년 유지시 비과세되는 즉시연금

황씨가 고심 끝에 선택한 투자처 중 하나는 바로 즉시연금보험. 즉시연금보험이란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고 매달 일정 금액을 연금 형태로 돌려받는 상품을 말한다. 목돈을 넣으면 바로 다음달부터 연금 형태로 돌려받을 수 있다. 종류는 크게 종신형과 상속형으로 나뉘는데, 가입자가 사망할 때까지 매달 지급하고 일찍 사망해도 보증기간(10~30년)은 유족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것이 종신형이고, 상속형은 매달 이자만 받고 만기에 원금을 찾는 형태다. 현재 공시이율은 보험사별로 연 4.5~5% 수준이다. 단순 수익률은 은행과 별 차이가 없지만 10년 이상 유지하면 세금을 한 푼도 안 내도 된다. 연간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어 최고 41.8%의 세율을 적용받는데 즉시연금을 활용하면 이런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저금리와 세금폭탄에 불안해진 부자들이 즉시연금으로 몰려들면서 즉시연금 가입액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08년 3306억원이던 즉시연금보험 가입액이 지난해 2조4000억원에 육박할 정도가 됐다. 무려 3년 만에 일곱 배로 커진 것이다. 올 1월에도 약 216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생명보험사들도 절세 효과를 강점으로 내세워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한 대형 생보사는 부동산 매각 자금으로 30억원을 은행에 넣어두고 있던 T씨를 찾아가 "아내를 피보험자로 해서 즉시연금에 10억원을 넣으면 금융소득 과세 대상에서도 빠지면서 증여세 부담까지 덜 수 있다"며 가입을 권했다. 결국 T씨는 이 보험사에 5억원을 맡겼고, 이들 부부는 매달 240만원 가량의 연금을 받고 있다.

- 미래에셋증권에서 판매 중인 피델리티개인연금펀드

인플레 압력 대비위해 물가채 투자

그 다음 황씨가 20억원을 투자한 곳은 물가연동국채다. 물가채는 정부가 필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국고채 중 하나인데, 표면이자에 물가상승분을 더해 수익을 준다. 이자는 6개월마다 지급되는데 물가가 오를수록 원금이 늘어난다. 원금이 늘어나면 이자는 더 많이 지급되는 셈이다. 특히 물가채는 이자소득에 대해 분리과세 선택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물가에 연동해서 원금이 증가한 부분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므로 종합과세 대상자라면 세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최근 메리츠종금증권은 글로벌 유동성 증가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점을 감안해 올 상반기(1~6월)가 물가채의 투자 적기라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물가채는 지난 2007년 처음 도입됐는데, 편의상 2010년 6월 이후 발행된 것은 신(新)물가채, 그 이전은 구(舊)물가채라고 부른다. 2010년 6월 이후 발행한 신물가채는 원금이 보장되기 때문에 원리금 상환 여부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반면 2010년 6월 이전에 발행된 구물가채는 디플레이션(경기침체)이 발생하면 원금손실이 생길 수 있다. 부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건 지난해 발행된 표면금리 1.5%의 저쿠폰 신물가채다. 이전에 발행된 연 2.75%짜리 물가채보다 과세표준이 낮아 세후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물가채에 투자할 땐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우선 만기 전 되팔 때다. 시중금리가 올랐을 때(가격 하락) 매도하게 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물가채는 물가상승률이 높아질수록 원금이 커져 유리하기 때문에 향후 소비자물가지수 추이를 전망해보고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도 필요하다. 물가상승률에 따라 증가되는 원금과 이자 부분이 변동될 수 있기 때문에 만기금액이나 이자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조완제 삼성증권 팀장은 "저성장 기조가 정착되면서 금리 하락이 추세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연 4% 수익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장기 국고채 투자는 장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 개인들의 국채 투자는 전체 자산에서 1~2%에 불과하지만, 금리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장기국채 투자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절세에 밝은 자산가들은 해외채권 중에서도 유독 브라질 국채 투자에 관심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과 브라질 간의 조세협약에 따라 브라질 국채는 이자소득에 대해 세금을 전혀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 중 최고세율로 세금을 내야 하는 거액 자산가 입장에선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국가가 발행한 채권인 만큼 부도 위험이 낮은 데다, 자원부국인 브라질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헤알화 가치가 안정적일 것이란 기대감도 부자들에겐 투자 이점으로 작용한다. 물론 브라질 국채는 지난해 헤알화 약세로 수익률이 떨어지는 바람에 인기가 한풀 꺾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올 들어 브라질 헤알화 환율이 강세로 돌아서면서 브라질 국채 수익률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브라질 경제에 대한 전망도 양호해지고 있어 지금 브라질 국채에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최근 우리투자증권은 브라질 국채의 기대 수익률이 연간 7.42%에서 19.53%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가 부채도 안정적인 수준이고 2차 성장 촉진계획에 따른 인프라 투자 등을 감안할 때 브라질 경제는 2분기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수익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는 숨어 있는 위험도 고려하는 합리적인 투자 태도가 필요하다. 우선 헤알화는 역사적으로 변동성이 매우 큰 통화 중 하나다. 여기에다 1년마다 갱신되는 한국과 브라질 조세협약이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까지는 브라질 국채에 대한 투자가 많지 않아 비과세로 남아 있었지만 브라질 채권에 수천억에서 수조원까지 자금이 몰린다면 정부의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채권 투자에 세금을 전혀 매기지 않는 조세 협약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브라질 국채 등 해외 채권에 투자하려면 각 증권사 지점을 방문해 신탁형태로 투자하거나 관련 펀드에 가입하면 된다.

Tip. 일반인 절세상품
장기저축성보험·연금펀드·연금저축 등 '인기'


금융상품에 투자할 때 절세(節稅) 상품을 활용하는 것은 재테크의 기본이다. 한 푼의 이자가 아쉬운 요즘과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하지만 불행히도 앞으로 세테크는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세수 부족을 이유로 각종 세제 혜택을 축소하고, 오히려 지금까지는 없던 세금을 새로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절세 상품으로는 세금우대저축이 대표적이다. 세금우대저축에 가입하면 만 20세 이상은 1000만원, 만 60세 이상은 3000만원까지 일반 금융소득에 대한 소득세율(15.4%)보다 낮은 세율(9.5%)을 적용받는다. 만 60세 이상 고령자 등은 3000만원까지 비과세되는 생계형저축 가입이 유리하다.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혜택이 주어지는 장기 저축성 보험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최근 보험사들이 연 5%대 금리를 주는 저축보험을 많이 판매하고 있다. 장기 저축성 보험은 특히 최근 무적의 절세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데, 대부분 가입 요건이나 금액에 제한이 있는 다른 비과세 상품과 달리 별도의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연금펀드와 연금저축, 연금보험도 400만원 한도로 매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금펀드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지만 주식이나 채권 투자 실적에 따라 고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노후에 대비하기 위해 연금보험에 가입할 생각이라면 매달 일정액을 분산투자하듯 불입하는 적립식 형태가 가장 유리하다.

Tip. 사전증여
10년마다 배우자 6억·성인자녀 3000만원 증여해야


세테크에 밝은 자산가일수록 상속·증여는 미리미리 준비한다. 이를 위해 일부 자산가들은 '상속·증여 중장기 10개년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통상 상속보다 증여가 유리한데, 한 사람으로 합쳐 있는 상속 재산 전체에 누진된 세금을 내는 것보다는 자녀와 배우자 등에게 재산이 분산되면 세율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부자들이 많이 쓰는 절세법은 '사전 증여'다. 자녀에게 재산을 미리 조금씩 증여해 누진 과세와 합산 과세를 피하는 것이다. 현행 세법은 10년마다 배우자에겐 6억원, 성인 자녀에겐 3000만원, 미성년 자녀에겐 1500만원까지 증여세를 면제해준다. 10년이 지나면 같은 금액을 세금 부담 없이 증여할 수 있다. 10년이란 합산기간을 피해 나눠서 증여하면 그만큼 세금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부인과 두 자녀를 둔 사람이 10년 간격으로 두 차례에 걸쳐 각각 6억6000만원을 증여한다면 13억2000만원에 대한 상속세 부담을 덜게 된다. 단 사망 시점으로부터 10년 내 증여한 재산은 상속세를 계산할 때 합산되니 유의해야 한다. 만약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증여했다가 바로 상속이 일어난다면 상속재산에 합산되어 버리기 때문에 절세 효과가 거의 없다. 증여세는 재산을 받는 사람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하기 때문에 같은 금액의 재산을 증여하더라도 증여받는 사람의 수를 늘리면 세율이 낮아진다. 자녀가 많을수록 여러 명으로 분산 증여할 수 있으니 더 많은 세금을 아낄 수 있다. 투자할 때 수익률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면 복리 효과가 커지는 것처럼, 사전 증여도 가치가 더 많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재산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미래 가치가 높아 보이는 부동산이나 장기 개발 호재가 있는 토지를 증여한다면 상대적으로 절세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증여받은 사람이 그 재산을 잘 운용해 수익을 올리더라도 국세청에선 증여로 보지 않는다. 사전증여는 최종적으로 내야할 상속세를 줄이기 위한 전략이다. 따라서 재산이 많지 않아 상속세를 낼 필요가 없다면 굳이 사전증여할 필요가 없다. 일반적으로 자녀와 배우자가 살아 있다면 상속재산 10억원까지는 상속세를 내지 않고, 배우자가 없고 자녀들만 있을 경우엔 최소 5억원까지 세금이 없다. 앞으로 상속세를 내지도 않을 텐데 미리 증여해 굳이 안 내도 될 증여세를 낼 이유가 없다. 물론 당장은 재산이 10억원이 넘지 않더라도 향후 자산이 불어날 수 있으니 꾸준히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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