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모든 것이 완료된 것으로 평가하기보다는 10년 뒤 우리 전력산업이 얼마나 수출 가능한 산업으로 성장했는지를 평가 받는 출발선이 돼야 한다.”
40년 가까이 전력산업에 몸담아 온 원로가 최근 전력산업 구조개편안을 보고 던진 화두다. 수출 산업화가 우리 전력산업 개편의 최대 목적이자, 지향점이 돼야한다는 지적이다.
원전을 포함한 전력의 수출산업화에는 ‘기술우위’가 필수적이다.
원전 수출을 위한 협의체, 추진기구를 아무리 많이 만들어 가동하더라도, 기술적 우위가 확보되지 않으면 수출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번 전력 구조 개편에서 내용적으로 전혀 뒷받침되지 못한 것이 바로 인력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원전 수출 확대를 위해선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한전기술, 원자력연료 등에 우수한 관련 인력을 많이 공급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현재 UAE 인력도 모자라는 판에 터키 수출까지 성사되면 정말 사람이 없어 일을 못하는 상황에 다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수원에서 국내 추진 중인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이들 인력을 해외 수출과 건설에 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원전 기술 인력의 경우 필요시점 보다 최소 2~3년 전에 뽑아서 키워야한다는 게 업계의 정설로 통한다.
인력과 함께 전력 소비시스템과 시장 구조의 업그레이드도 필요하다.
연료비 연동제, 전압별 요금제 등이 요란한 구호에 그치지 않게 하는 정책적 의지도 중요하겠지만, 한전, 발전사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 소비자(국민)를 설득하고, 새로운 시장제도가 연착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나라는 발전과 송배전 단계까지는 급속도로 발전해왔고, 관련 시스템도 선진화됐지만 아직 전력 소비 단계의 인식과 패턴은 많이 뒤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소비 단계의 선진화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이뤄내는 것이 그 상부구조인 전력산업 전체의 혁신을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단품 수출보다는 세트화된 제품 수출이, 제품 수출보다는 솔루션까지 가미된 서비스·비즈니스 모델의 수출이 부가가치가 높듯, 전력산업도 일부 단계 수출보다는 발전, 유통, 소비까지를 아우르는 시스템화된 수출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기술-시스템-시장구조 등이 한데 연동돼 한국의 전력 수출상품으로 키워질 수 있다.
통합관리본부의 역할과 권한도 바르게 세워야 한다. 가장 무난한 방법으로 두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하나는 지경부 차관이나 전기위원회 사무국장이 통합본부장의 역할을 맡는 것이다. 새로운 자리를 만들지 않고서도 발전회사를 지경부 관할 아래 두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단순 협의체 성격으로 가는 것이다. 정기 모임 때마다 주간사를 돌아가면서 담당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협의체는 발전연료 공동구매나 유연탄 전용선 및 자재 공동 운영 등 업무 협조와 조정에만 역할이 한정돼야 한다.
통합본부가 정책 결정이나 경영 문제까지 개입하게 되면 발전사 자율 경영 보장 및 시장형 공기업 지정의 의미가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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