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는 3일 '송년의 밤' 행사를 가졌습니다. 올 11월에 부임했지만, 한번도 언론에 얼굴을 노출한 적 없는 마이크 아카몬 사장과 인사를 나누기 위한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만남에서 가장 놀라운 모습을 보인것은 릭라벨 부사장이었습니다. 작년만 해도 낯을 무척 가리던 사람이었는데, 이날은 먼저 나서서 "지화자!"라며 폭탄주를 권하기도 하고, 한국 문화에도 꽤 익숙해진 듯 분위기를 주도했습니다. 심지어 폭탄주뿐만 아니라 폭탄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릭라벨 부사장은 간단한 한국말을 섞어가며 그동안 본인이 느낀 한국의 여러가지 아름다움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기자는 릭라벨에게 "한국의 건축물은 그렇다 치고, 자동차들도 아름다운가"라고 질문했습니다.
릭라벨 부사장의 의견은 정말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한국차들이 대단히 호화스러워졌다. 지난 주에는 청라(GM대우 테크센터)에서 쏘나타를 운전해보고 깜짝 놀랐다. 외관도 그렇지만 실내에 들어가서 그저 '와우!'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신이 난 듯 칭찬이 이어졌습니다. "그날은 날씨도 너무 좋았는데 파노라마 썬루프를 열자 아름다운 하늘이 펼쳐졌다. 모든 게 대단히 화려한 차였다"고 말했습니다.
전 남의 브랜드에 대해 이렇게까지 칭찬을 하는 사장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릭라벨은 좋고 나쁨을 솔직하게 말하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 설마하는 마음으로 물었습니다. "그러면…. 쏘나타가 토스카보다도 좋다는 말인가?"
일순 주변 기자들이 웃었습니다. "그렇다"고 대답할 리가 없으니까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그렇지는 않다'고 대답할 것을 기대하고 있었죠. 그렇지만 릭라벨 부사장은 확신에 차서 말했습니다.
"YES!"
질문을 던진 제가 오히려 머쓱해졌습니다. 릭라벨 부사장은 "토스카는 나온지 오래된 차고 쏘나타는 완전한 신차인데, 신차가 조금이라도 더 나은건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토스카도 신차가 나올 것이고, 그때는 다시 쏘나타보다 훨씬 우수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맞는 말이었습니다. 수천억원의 개발비를 들인 새 차를 내놓으면서 기존 차보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차를 내놓는 기업은 없을 것입니다. 당연히 지금 나온 신차가 우수할 것이고, 토스카는 다음 차례를 기다리면 되는 것이겠지요. 몇년간 한국생활이 그를 바꿔 놓은 것 같았습니다. 자기 자신을 속이고 차 몇대 더 팔겠다는 게 아니라, 객관적인 시각으로 정보를 공개하고 대범하게 선택 받겠다는 겁니다.
이어 옆의 다른 기자가 "국내서 가장 멋진 디자인의 자동차는 어떤 것인가"하고 묻자 그는 주저없이 "라세티 프리미어"라고 답했습니다. 모두들 그의 말에 감탄했습니다. 앞서 더 나은 차를 인정하고 난 뒤라 그의 말에 진실이 몇 배는 더 담겨보였습니다. 자기 회사차보다 타사 차가 좋다고 말하는 그가 자신있게 권하는 차라면 믿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 모든 걸 최고로 잘해'라는 것은 모순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는 데도, 자기 차가 세계 최고라고 우기는 회사라면 아마 영원히 그 모양으로 남겠죠. 남이 잘한 것을 인정해야 자신의 발전도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만남에서 가장 놀라운 모습을 보인것은 릭라벨 부사장이었습니다. 작년만 해도 낯을 무척 가리던 사람이었는데, 이날은 먼저 나서서 "지화자!"라며 폭탄주를 권하기도 하고, 한국 문화에도 꽤 익숙해진 듯 분위기를 주도했습니다. 심지어 폭탄주뿐만 아니라 폭탄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릭라벨 부사장의 의견은 정말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한국차들이 대단히 호화스러워졌다. 지난 주에는 청라(GM대우 테크센터)에서 쏘나타를 운전해보고 깜짝 놀랐다. 외관도 그렇지만 실내에 들어가서 그저 '와우!'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신이 난 듯 칭찬이 이어졌습니다. "그날은 날씨도 너무 좋았는데 파노라마 썬루프를 열자 아름다운 하늘이 펼쳐졌다. 모든 게 대단히 화려한 차였다"고 말했습니다.
전 남의 브랜드에 대해 이렇게까지 칭찬을 하는 사장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릭라벨은 좋고 나쁨을 솔직하게 말하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 설마하는 마음으로 물었습니다. "그러면…. 쏘나타가 토스카보다도 좋다는 말인가?"
일순 주변 기자들이 웃었습니다. "그렇다"고 대답할 리가 없으니까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그렇지는 않다'고 대답할 것을 기대하고 있었죠. 그렇지만 릭라벨 부사장은 확신에 차서 말했습니다.
"YES!"
질문을 던진 제가 오히려 머쓱해졌습니다. 릭라벨 부사장은 "토스카는 나온지 오래된 차고 쏘나타는 완전한 신차인데, 신차가 조금이라도 더 나은건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토스카도 신차가 나올 것이고, 그때는 다시 쏘나타보다 훨씬 우수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맞는 말이었습니다. 수천억원의 개발비를 들인 새 차를 내놓으면서 기존 차보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차를 내놓는 기업은 없을 것입니다. 당연히 지금 나온 신차가 우수할 것이고, 토스카는 다음 차례를 기다리면 되는 것이겠지요. 몇년간 한국생활이 그를 바꿔 놓은 것 같았습니다. 자기 자신을 속이고 차 몇대 더 팔겠다는 게 아니라, 객관적인 시각으로 정보를 공개하고 대범하게 선택 받겠다는 겁니다.
이어 옆의 다른 기자가 "국내서 가장 멋진 디자인의 자동차는 어떤 것인가"하고 묻자 그는 주저없이 "라세티 프리미어"라고 답했습니다. 모두들 그의 말에 감탄했습니다. 앞서 더 나은 차를 인정하고 난 뒤라 그의 말에 진실이 몇 배는 더 담겨보였습니다. 자기 회사차보다 타사 차가 좋다고 말하는 그가 자신있게 권하는 차라면 믿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 모든 걸 최고로 잘해'라는 것은 모순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는 데도, 자기 차가 세계 최고라고 우기는 회사라면 아마 영원히 그 모양으로 남겠죠. 남이 잘한 것을 인정해야 자신의 발전도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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