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개발특구, 정부대전청사, 자운대ㆍ군수사령부, 철도공사, 철도공단, 조폐공사, 수자원공사….
모두 대전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관들이다. 이런 연유에서인지 대전은 '과학기술도시' '행정도시' '철도도시'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대전이 '교육도시'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김신호 대전시교육감은 "워낙 다른 이미지에 묻혀 있다 보니 교육도시 대전 면모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인구 대비 대학생 수 전국 최고
= 각종 교육 관련 통계를 보면 교육도시 대전 모습이 확연히 드러난다. 인구 148만명인 대전은 경제활동인구 중 교육서비스 종사자가 6%를 약간 웃도는 4만3000여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초ㆍ중ㆍ고ㆍ대학 등 순수 교육 관련 종사자는 2만9465명에 이른다. 총 299개 초ㆍ중ㆍ고ㆍ대학생도 39만8890명으로 대전 인구 가운데 4분의 1을 넘는다.
인구 대비 학생 수 비중으로 보면 전국 최고 수준이다. 특히 대학생 수(16개 대학ㆍ14만7644명)는 인구 대비 비중이 10.26%로 서울(8.88%)은 물론 16개 광역시ㆍ도를 통틀어 1위다. 전체적인 대학진학률은 지난해 85.6%에서 올해는 90.0%로 높아졌고 지역별 3학년 학생 인원 대비 서울대 합격생(126명) 비율도 서울시 다음으로 높다.
임봉수 대전시교육청 중등교육과장은 "대전이 교육도시로 성장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사통팔달 교통요충지이고 교육문화 수준과 학부모의 높은 교육열, 교사의 질적 수준 등을 꼽을 수 있으며 학력 신장에 교육력을 집중하고 있는 시교육청의 뒷받침 노력 등이 어우러진 결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특히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정부대전청사 입주는 대전 교육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이 틀림없다"며 "우리나라 박사 중 10%인 6500여 명이 모여 있는 대덕특구 고급인력들로 인해 오죽하면 '대전 가면 학벌 자랑하지 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겠느냐"고 설명했다.
사실 대덕특구와 정부대전청사가 있는 유성구나 서구에 대덕고 충남고 등 소위 명문고가 몰려 있는 것을 보면 부모에게서 두뇌를 물려받은 유전적인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덕고는 올해 졸업생 411명 중 180명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비롯한 서울 상위권 대학으로 진학을 했고 의대와 한의대에도 22명이 입학했다. 이 지역에서는 KAIST 입학생이 8명, 충남대 입학생이 85명에 달한다.
◆ '녹색 환경도시' 선언
교육도시만큼이나 대전에 숨겨진 또 다른 도시 이미지는 '녹색 환경도시'다.
대전은 전체 면적 539.84㎢ 중 약 59%인 316.82㎢가 그린벨트로 둘러싸여 있고 이 가운데 총 361곳 50㎢(약 1500만평)는 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또한 도심 한복판에는 어느 도시도 흉내낼 수 없는 대전 젖줄인 유등천 갑천 대전천이 내천(川)자로 흘러 클태(太)자로 만난다. 한마디로 도넛 모양의 거대한 '녹지섬'이라 부를 만하다.
그러나 대전시는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삶의 질 최고 도시, 푸른 대전'을 만들겠다며 녹색 바람을 불어넣는 데 여념이 없다. '3000만그루 나무심기 운동'과 '3대 하천 생태공원화 사업' 등이 대표적인 녹색 프로젝트다.
박성효 대전시장은 "경쟁력을 갖춘 기존 도시는 경제가 활발한 도시였지만 앞으로는 쾌적한 환경과 삶의 여유, 격조 높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도시가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대전이 추구하는 미래도시이며 창조도시의 실체"라고 말했다.
3000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은 모두 5956억원을 들여 2020년까지 총 14년 동안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총 3단계로 나눠 매년 약 200만그루씩 나무를 심고 대전을 숲의 도시로 가꾼다는 계획이다. 지난 한 해만 총 207만그루를 심었다.
사업이 완료되면 대전 도심권 녹지율이 현재보다 4.8% 증가한 15.7%까지 올라간다. 대전시 전체로는 61.7%에서 63.8%로 2.1% 증가한다. 이는 선진국 수준 도심권 녹지비율로 1인당 공원 면적은 서울의 3배 정도를 웃돈다.
◆ 역내 경제사정은 우울
경제지표로 본 현재 대전은 사실 위기다. 대전시는 도시 경제지표인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수년째 전국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그러나 대전시는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 지식재산권 중 10%, 박사급 연구 인력 중 10%를 보유하고 있는 대덕특구가 2005년 '대덕연구개발특구 등 육성에 관한 법률'이 제정ㆍ공포되면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기업, 연구소, 정부투자기관 등 800여 업체가 입주해 있는 대덕특구는 2015년까지 벤처기업 3000개 유치와 매출 30조원을 달성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있다. 대덕특구에서 창출한 지난해 매출액은 6조7000억원이다.
대전시는 내년 10월 광역시 승격 20주년, 시 출범 60주년을 맞는다. 육동일 대전발전연구원장은 "인구 2만명에 불과했던 조그만 시골 동네가 1905년 경부선 철도 개통으로 빛을 본 지 100여 년 만에 광주를 제치고 인구 148만명인 5대 도시로 성장했다"며 "이제 대전은 대덕특구~오송ㆍ오창산업단지~행정도시를 잇는 국제 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등 달라진 환경에서 35년간 축적된 대덕R & D 역량을 기반으로 얼마큼 주도력을 갖느냐에 따라 성장속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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