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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여론 급속 악화…中올림픽 차질 현실화

CKwon 2008. 3. 17. 23:19

중국이 베이징올림픽 준비과정에서 최대의 복병을 만났다. 식품 안전과 대기 오염에 대한 불신, 중국 인권 상황을 빌미로 한 일부 스타급 선수들의 경기 보이콧 움직임에 이어 마침내 중국 당국의 최대 걱정거리였던 소수민족 독립 기도라는 우려가 현실화했다.

 

시짱(西藏.티베트)의 수도인 라싸(拉薩)에서 지난 10일 라마교 승려와 일부 짱(藏)족 주민들을 중심으로 중국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14일 강경 진압에 나섰으며 결국 유혈 사태가 빚어졌다. 진압과정에서 숱한 사상자가 발생했고 국제 여론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10명 정도 사망했다고 했으나 인도의 티베트 망명정부는 라싸에서만 사망과 부상자가 각각 80명, 72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라싸의 한 주민은 16일 저녁 전화통화에서 "상황이 아주 안 좋다"며 "인터넷도 끊겼고 벌써 5일째 집 밖에 못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여행사업을 하는 그는 외국 대상의 여행사업 자제 통보를 받았으며 이미 라싸로 들어오는 비행기와 기차, 주요 관광노선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또 외교부의 지시로 16일부터 라싸 시 당국이 외국인들을 모두 인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등지로 내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소요 사태는 쓰촨 성과 칭하이(靑海) 성 등 짱족들이 많이 분포한 인근 지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쓰촨성 짱족 주거지역에서는 승려 약 2000명이 치안부대와 충돌해 8명이 사살됐다는 미확인 보도도 흘러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라싸 등지에서는 식품과 생필품 등 민생 물가까지 치솟으면서 지역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만 독립과 소수민족의 독립 기도는 중국이 올림픽으로 가는 길목에서 넘어야 할 최대 장애물로 여겨져 왔다. 중국 당국이 내심으로 크게 걱정했던 것은 이 두 개 이슈 가운데 대만의 독립 시도였으나 정작 뇌관은 소수민족 지역인 시짱에서 먼저 터졌다.

이번 사태는 2주일간의 일정 끝에 18일 폐막하는 11기 전인대의 '축제' 열기를 싸늘하게 식혀 버리는 불청객이 됐다. 당초 전인대 의제 중 하나로 올라 있던 성공 올림픽 개최의 해법을 찾아내기는커녕 회기 중 오히려 혹만 하나 더 추가한 꼴이기 때문이다.

집권 2기에 들어가는 후진타오(胡錦濤) 정부로서는 출범과 동시에 커다란 악재를 만난 셈이다. 사태를 주시하는 국제사회의 눈이 따가운 가운데 최악의 경우 '시짱'과 '올림픽'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중국 정부는 일단 강경 진압으로 밀어붙이고 있으나 국제사회에서 터져 나오는 올림픽의 정치화 압력에 직면, 당혹해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은 "상당수 스타급 선수들이 중국 정부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베이징올림픽을 보이콧하는 문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상황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문제 삼아 미국 등이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을 보이콧하기 직전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올림픽과 관련한 각종 정치화 압력에 대해 "올림픽과 정치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긋고 국내 정치적 문제에 관한 한 타협이 있을 수 없다는 방침을 천명한 상태다. 이미 중국 측은 올림픽과 연계한 대만 독립 기도설 등이 나오자 '올림픽을 반납하는 한이 있어도 대만 독립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밝힌 바 있다.

중국의 이 같은 방침을 이번 시짱 사태에 대입해 보면 사태가 확산될 경우 중국은 강경 대응으로 일관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결국 베이징올림픽이 '재물'이 될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중국 당국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반쪽짜리 올림픽 우려를 불식시키고, 1000년 만의 국가 경사라고 하는 베이징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어떤 카드를 빼들지 주목된다. (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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