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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보려고 4년 기다렸나
CKwon
2006. 6. 14. 15:55
'한국-토고전'은 질 수 없어 이긴 경기라 표현할 수밖에 없다.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아시아 국가의 첫승이었고, 해외에서 치른 월드컵에서 기록한
첫번째 승리다.
안정환은 후반 투입된 후 역전골을 기록하며 이름값을 해냈고, 선수들 모두 고생했다. 더운 날씨에 치른 해외원정 경기였고,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던 아프리카의 팀이었지만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이런 경기를 보기 위해 기다린 4년은 아니었다. 4년을 기다린 월드컵이었다.
쿠바자에게 첫 골을 허용한 뒤 이천수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에 이어 안정환의 감각적인 중거리슛으로 2-1 역전승을 거둔 한국 대표팀. 함께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희열을 느껴야 할 경기에 경기장의 관중들이 야유를 퍼부은 이유는 무엇일까.
패배하지 않은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역전골까지는 너무나도 좋았다. 물론 경기 내용면에서는 답답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상대 수비가 퇴장당한 이후 동점골과 역전골을 내리 뽑아내며 이전까지의 늘어지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우리는 '대량 득점'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한국 대표팀은 앞으로 스위스와 프랑스 등 유럽의 강호들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대량득점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경기는 의외의 양상을 보이며 흘러갔다. 역전골 이후 한국팀은 지난 이란과 일본의 전철을 밟았다. 이른 바 '잠그기 작전'을 시도한 것. 물론 이란과 일본처럼 처절한 패배로 끝나진 않았지만 상대팀 숫자가 한 명 적었다는 상황을 떠올리면, 패배하지 않은 것는 극히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사실 이날 경기에서 송종국, 이호,조재진 등 몇몇 선수들은 월드컵에서 보여서는 안 될 플레이를 너무나도 많이 보여줬다. 훈련 부족을 드러내는 부분인데, 기술적인 훈련보다는 정신적인 훈련이 덜 됐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그래도 전반 플랫 3(3백 수비) 전략을 들고 나와 효과를 보지 못하자 후반 들어 플랫 4(4백 수비)를 들고 나와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인 부분은 칭찬해줄 만 하다. 여기에 결과적으로 동점골과 역전골을 터뜨리며 승점 3점을 끌어낼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놓은 것도 '작전의 성공'이라 하자.
하지만, 역전골 이후 대표팀이 보여준 모습은 이미 '국가대표'라고, 아니 '프로선수'라고 불러주기에도 참 민망한 모습이었다.
경기 종료 직전 아크 정면 앞에서의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이천수는 백패스를 통해 공격 시도를 포기했다. 토고 역시 한국의 잠그기 작전에 대한 '암묵적인 합의'를 던졌다.
K리그보다 재미없는 월드컵, 보기가 민망했다
미안한 말이지만, 이건 월드컵이 아니다. '축구'라 하기도 힘든 경기였다.
이런 경기를 보고 환호를 지르는 이들 중 태반은 K리그를 놓고 "재미없어서 안 보러간다"는 말을 던질 것이라는 예상을 감히 해 본다. 냉정히 보자. 토고와 한국의 경기는 웬만한 K-리그보다도 재미없는 경기였다.
한국에는 월드컵에만 나타나는 애국자들이 너무 많다. 물론 해외에서 치른 월드컵 사상 첫 승을 거둔, 그것도 역전승으로 마무리한 한국팀에게 이런 쓴소리를 던져버리는 나는 '애국자'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경기가 벌어지는 월드컵을 통해 애국심을 발휘할 마음은 털끝만큼도 생기지 않는다. 프로축구 경기를 보러가도 애국가가 흘러나올 때는 뒷짐을 지고 서 있다.
돌 던지고 싶은 사람들은 마음껏 던져라. 열혈 지지하던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이라는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그런 엉망진창의 경기를 보고 충격을 받은 나는 돌이라도 얻어맞고서라도 정신을 차려야겠다.
안정환은 후반 투입된 후 역전골을 기록하며 이름값을 해냈고, 선수들 모두 고생했다. 더운 날씨에 치른 해외원정 경기였고,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던 아프리카의 팀이었지만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이런 경기를 보기 위해 기다린 4년은 아니었다. 4년을 기다린 월드컵이었다.
쿠바자에게 첫 골을 허용한 뒤 이천수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에 이어 안정환의 감각적인 중거리슛으로 2-1 역전승을 거둔 한국 대표팀. 함께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희열을 느껴야 할 경기에 경기장의 관중들이 야유를 퍼부은 이유는 무엇일까.
패배하지 않은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역전골까지는 너무나도 좋았다. 물론 경기 내용면에서는 답답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상대 수비가 퇴장당한 이후 동점골과 역전골을 내리 뽑아내며 이전까지의 늘어지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우리는 '대량 득점'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한국 대표팀은 앞으로 스위스와 프랑스 등 유럽의 강호들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대량득점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경기는 의외의 양상을 보이며 흘러갔다. 역전골 이후 한국팀은 지난 이란과 일본의 전철을 밟았다. 이른 바 '잠그기 작전'을 시도한 것. 물론 이란과 일본처럼 처절한 패배로 끝나진 않았지만 상대팀 숫자가 한 명 적었다는 상황을 떠올리면, 패배하지 않은 것는 극히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사실 이날 경기에서 송종국, 이호,조재진 등 몇몇 선수들은 월드컵에서 보여서는 안 될 플레이를 너무나도 많이 보여줬다. 훈련 부족을 드러내는 부분인데, 기술적인 훈련보다는 정신적인 훈련이 덜 됐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그래도 전반 플랫 3(3백 수비) 전략을 들고 나와 효과를 보지 못하자 후반 들어 플랫 4(4백 수비)를 들고 나와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인 부분은 칭찬해줄 만 하다. 여기에 결과적으로 동점골과 역전골을 터뜨리며 승점 3점을 끌어낼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놓은 것도 '작전의 성공'이라 하자.
하지만, 역전골 이후 대표팀이 보여준 모습은 이미 '국가대표'라고, 아니 '프로선수'라고 불러주기에도 참 민망한 모습이었다.
경기 종료 직전 아크 정면 앞에서의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이천수는 백패스를 통해 공격 시도를 포기했다. 토고 역시 한국의 잠그기 작전에 대한 '암묵적인 합의'를 던졌다.
K리그보다 재미없는 월드컵, 보기가 민망했다
미안한 말이지만, 이건 월드컵이 아니다. '축구'라 하기도 힘든 경기였다.
이런 경기를 보고 환호를 지르는 이들 중 태반은 K리그를 놓고 "재미없어서 안 보러간다"는 말을 던질 것이라는 예상을 감히 해 본다. 냉정히 보자. 토고와 한국의 경기는 웬만한 K-리그보다도 재미없는 경기였다.
한국에는 월드컵에만 나타나는 애국자들이 너무 많다. 물론 해외에서 치른 월드컵 사상 첫 승을 거둔, 그것도 역전승으로 마무리한 한국팀에게 이런 쓴소리를 던져버리는 나는 '애국자'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경기가 벌어지는 월드컵을 통해 애국심을 발휘할 마음은 털끝만큼도 생기지 않는다. 프로축구 경기를 보러가도 애국가가 흘러나올 때는 뒷짐을 지고 서 있다.
돌 던지고 싶은 사람들은 마음껏 던져라. 열혈 지지하던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이라는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그런 엉망진창의 경기를 보고 충격을 받은 나는 돌이라도 얻어맞고서라도 정신을 차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