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최대 관전 포인트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 탄생 여부를 결정지을 대선이 오늘 치러진다. 이번 대선은 인종대결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지만, 전례없는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에 치러진다는 점에서도 이목이 집중됐다. 또한 이번 선거는 8년간에 걸친 공화당 정권의 일방주의에 종지부를 찍고 협력의 시대를 앞당길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와 주요 이슈 등을 문답풀이로 알아본다.
Q. 최대 관전포인트
A. 흑인들에게 투표권을 준 미국 수정헌법이 통과된 지 130여년 만에 사상 첫 흑인대통령의 탄생이 이변이 없는 한 눈앞으로 다가왔다. 최대 관심사는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가 어느 정도의 지지로 당선될까 하는 점이다. 오바마가 백인 유권자 표를 얼마나 얻을지, 즉 '브래들리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가 초미의 관심거리다. 이는 곧 미국 사회의 인종주의가 얼마나 변했는지를 보여줄 지표가 될 것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2일 "이번 선거가 미국의 인종차별이 줄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번 대선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공화당 세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 등 여성 정치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여성표의 향방도 관심거리다.
Q. 주요 이슈
A. 단연 경제문제다. 당초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는 오랜 상원의원 경험을 내세워 외교분야의 강점을 부각시키려 애썼다. 현 조지 W 부시 공화당 행정부는 집권기간 8년 중 7년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와의 전쟁으로 보냈다. 이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는 이라크전 등 대테러전쟁과 국가안보가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낙태·총기소유·동성결혼 등 사회 이슈, 외교정책, 이민자 문제와 기후변화, 헬스케어(의료보험) 문제 등도 관심을 끌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선거를 석달 앞두고 터진 금융위기 때문에 모든 이슈들이 묻혔다. 이는 경제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앞선 공약을 내놓고 빈부격차 줄이기를 내세운 오바마의 우위를 굳히는 요인이 됐다.
Q. 주별 판세는 대개 정해져 있다던데
A.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집권 시절 이후 공화당에서 보수주의가 강해지면서 민주당과의 정책적, 이데올로기적 차이가 커졌다. '공화당=보수주의, 민주당=리버럴리즘'이라는 공식이 굳어지면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파란 주'와 공화당을 지지하는 '빨간 주'의 구분도 뚜렷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잇단 대테러전과 경제위기 등으로 사회 분위기가 변했다.
퓨리서치센터의 앤드루 코헛 소장은 "4년 전 부시 후보를 지지했으나 이제는 공화당에 등을 돌린 중도파의 선택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경합주들 상당수가 오바마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바마가 선거전 막판 경합 '빨간 주' 공략에 집중한 것도 이 때문이다.
Q. 러닝메이트 효과
A. 오바마는 오랜 의정생활로 이미 검증된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골랐다. 오바마의 경험부족을 메워 유권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안전한 선택이었던 대신, 참신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았다. 오바마는 러닝메이트로 인해 판세에 큰 도움을 받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악재가 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매케인은 무명의 알래스카 주지사 페일린을 전격 발탁한 뒤 '페일린 효과'로 지지율이 반짝 올라갔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해가 됐다는 분석도 많다. 2일 공개된 CNN·오피니언리서치 조사에서는 페일린의 인기가 갈수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57%는 "페일린은 대통령 유고시 직무를 대행할 능력이 없다"고 대답했다. 53%는 "주요 이슈에서 페일린은 상식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부통령만 놓고 투표한다면 바이든보다는 페일린을 찍겠다"고 한 사람이 많았는데 한달 새 바이든이 12% 우위로 올라섰다.
그럼에도 페일린은 복음주의자들과 공화당 보수파들에겐 인기가 많다. 페일린은 선거 막바지가 되자 매케인과 거리를 두며 2012년 대권 도전 뜻을 밝히기 시작했다.
Q. 유권자 분포, 판세에 어떤 영향 미쳤나.
A. 미국 센서스국에 따르면 2008년 현재 인구는 3억500만명이다. 그중 히스패닉(라틴계)이 아닌 백인이 68%이고 히스패닉계가 15%, 아프리카계(흑인)가 12%, 아시아계가 5%를 차지한다. 흑인 비율은 지난 50년간 10%에서 12%로 근소하게 늘었기 때문에 인구구성만 놓고 보면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오바마에게 희망을 건 흑인들이 대거 유권자 등록을 했기 때문에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히스패닉이 늘어난 데 따른 변화도 눈에 띈다. 올해 캘리포니아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투표한 사람의 30%는 히스패닉이었다. 뉴멕시코 등 몇몇 주에서는 유권자의 40~50%가 히스패닉이다. 갈수록 비중이 높아지는 히스패닉 유권자 상당수는 불법이민 단속에 반대해 공화당을 이탈했다. 2004년 부시는 히스패닉 유권자 40%의 지지를 얻었으나 매케인은 20%대 지지를 얻는 데 그치고 있다.
Q. 선거자금은 얼마나 사용됐나
A. 오바마는 사상 최고 모금에 사상 최고 지출을 기록했다. 본선이 시작되기 전 당내 경선이 길어지면서 막대한 돈을 써야 했고, 본격 선거전에서도 엄청난 광고비를 지출했다. 선거 막판인 지난달 31일의 '30분 인포머셜(정책광고) 융단폭격'으로만 방송사들에 300만달러 이상을 건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보들의 자금은 대개 운동원 유지비용과 방송 광고비용으로 들어간다. 오바마는 절반 가까이, 매케인은 3분의 1 정도를 미디어 홍보에 썼다. 모금액은 석달마다 연방선거위원회(FEC)에 보고하게 돼 있다. 매케인은 기업 간부 퇴직자들과 현직 기업인들, 기업들의 선거자금을 많이 받은 반면 오바마는 인터넷을 통한 '풀뿌리 모금'에 집중해왔다. 연방정부의 지원금을 받으면 세부 지출내역까지 모두 보고해야 하기 때문에 오바마는 이를 받지 않은 대신 캠프 모금액으로만 충당하고 있다.
Q. 사상 최고의 투표율 기록할까
A. 미 대선 투표율은 1972년 이래로 지금까지 60%를 넘지 못했다. 빌 클린턴이 재선한 96년 대선 투표율은 50%에도 못 미쳤다. 이번에는 오바마와 페일린이라는 드라마틱한 인물들과 대테러전·경제위기 등으로 투표율이 60%대로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젊은층 투표율은 선거의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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